학교 폭력조직 ‘일진회’ 초등학교까지 내려와
여성신문 긴급 좌담…성폭력·사이버 폭력도 심각

중2 남학생 박민준(가명·15)군은 요즘 죽고 싶은 마음뿐이다. 박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폭력에 시달려왔다. 동급생인 이진영(가명)군에게 30만원가량을 갈취당한 것.

중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괴롭힘은 끝나지 않았다. 게임하자고 시키더니 졌다며 문자로 “내일 오전까지 3만원 갖고 와, 안 가져오면 수업 끝나고 기다려”라는 협박 문자를 보내기 일쑤였다. 바지 수선을 맡기더니 잘못 줄여 왔다며 3만원을 내놓으라고 위협했다. 돈을 안 주면 욕하고 뺨을 때리며 폭행했다. 박군은 엄마 지갑에서 몰래 돈을 훔쳐 수십만원을 상납했다. 등교를 거부한 박군은 “인생을 포기하고 싶다. 죽고 싶다”며 눈물을 쏟았다.

학교폭력이 갈수록 흉포해지면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초·중·고생이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자살한 대구 중학교 남학생의 경우 가해자가 물고문을 하고 전깃줄을 목에 감아 끌고가 돈을 요구했다는 유서가 발견돼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의 대다수는 심각한 수준의 자살 충동을 호소하며 실제 자해를 하거나 자살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2010년 학교폭력 전국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으로 자살 충동을 느낀 학생은 30.8%에 달했다. 또 학교폭력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학생은 60.8%, 죽을 만큼의 고통스러움을 호소한 학생은 13.9%로 나타났다.

여성신문이 마련한 ‘학교폭력 해체’ 긴급 좌담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학교폭력이 저연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능형 범죄 양상이 뚜렷하다”며 “신체폭력은 줄어드는 반면 집단 따돌림 같은 관계폭력은 늘고 있다. 신체폭력은 더 잔인하고 끔찍한 양태를 띠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학교 남학생을 발가벗기고 성기에 1.5볼트짜리 전구 2개를 연결해 성고문한 일도 있었다. ‘빵셔틀’ 같은 단순 심부름이 유행했다가 지금은 성폭력도 극심해지고 있다. 피해 여학생을 ‘노예’로 만들어 원조교제까지 시키는 것이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신순갑 사무총장은 “16년 전만 해도 학교폭력 가해자의 중심 연령층은 고교 2년생이었으나 지금은 초등 6학년과 중1이 가장 많다”며 “특히 3년 전부터 유치원생 자녀가 왕따를 마치 놀이처럼 여긴다며 부모들이 고민을 토로하더라”고 전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장은숙 회장은 “학교 폭력조직인 ‘일진회’가 지금은 초등학교까지 내려왔다”고 말했다.

서울 문화고 우지향 교사(위클래스 전문 상담교사)는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 가해자와 피해자는 게임중독을 겪고 있었다”며 “사이버 불링(Cyber-Bullying·인터넷상에서 악의적 댓글이나 몰아가기로 특정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도 우려스럽다. 사이버 폭력을 막기 위해 체험형 예방 프로그램이 보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청소년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관한법률’을 실효성 있게 재정비하고, 피해 학생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실질적인 보호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과반수가 학부모 위원으로 구성된 자치위원회가 학교폭력 사건에 개입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피해 학생이 자살 충동으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을 털어놓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긴급 상담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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