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바늘로 무한 자유세계 만들어 갑니다”
국립민속박물관 등에 작품 기증… 사비 털어 수공예박물관 건립 추진 중
“40여 년 작품 하다보니 ‘실’로 안 되는 게 없어… 예술은 늘 우리 곁에 있어요”

 

수놓아진 흉배와 화성능행도 사이에 서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는 손인숙씨. 입고 있는 모자, 숄, 장신구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응용을 즐기는 작가는 “예술은 바로 우리 곁에 있다”고 말한다.cialis coupon free discount prescription coupons cialis trial couponfree prescription cards sporturfintl.com coupon for cialis
수놓아진 흉배와 화성능행도 사이에 서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는 손인숙씨. 입고 있는 모자, 숄, 장신구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응용을 즐기는 작가는 “예술은 바로 우리 곁에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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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지 기자
“실과 바늘로 한땀 한땀 오로지 손으로만 작업하는데 왜 창작의 고통이 없겠어요? 그러나 나는 그 고통을 벗 삼아 매순간을 즐깁니다. 이제까지 내 영혼을 다해 작품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한낮의 환한 햇빛 덕에 매서운 추위가 실감나지 않은 11월 21일 오후 2시, 자수공예가 예원 손인숙(60)씨가 그동안 작업한 작품들을 모아 ‘임시’ 박물관으로 꾸며놓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아파트를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마주친 세계는 참으로 비현실적이고 낭만적이었다. 그가 매일 아침 산책하는 길의 풍경을 유화로 그린 것처럼 수놓은 ‘달터공원’이란 작품명처럼이나. 그는 사비를 털어 그의 전 작품 5000여 점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한국수공예박물관’(가칭)을 만들고자 지난 2009년 박물관 건립 인가를 받은 이후 분투 중이다. 2009년 이후 이어령 이화여대 석좌교수,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홍신자 무용가, 강동석 바이올리니스트, 임권택 영화감독, 허영만 화백 등 알음알음 그의 명성을 듣고 이곳을 다녀간 각계 인사만도 1000여 명, 그의 작품을 보고 받은 감동을 빼곡히 적어놓은 방명록만 10권이 넘는다. 최근 이곳을 다녀간 정병국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예술의 능력만을 가지고 접근할 수 없는 세계를 땀과 정성으로 이루어 놓으신 결과물을 세계가 함께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는 염원을 적어 놓기도 했다.

이어령 임권택 이배용 등 각계 인사 1000여 명 ‘임시’박물관 방문

교사이면서도 늘 손에서 실과 바늘을 놓지 않았던 친정엄마(이경수 경상남도 초대 교육위원)를 어깨 너머로 보며, 엄마가 직장에 있는 동안 생기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구멍 난 양말을 꿰매고 인형 옷을 만들던 열 살 무렵부터 그는 바느질의 오묘함을 체감했다. 이후 50여 년 한길을 오로지 바늘과 실을 벗 삼아 새벽 3시에 일어나 밤 9시에 자는 자로 잰 듯한 규칙적인 생활을 고수해왔다. 한 치의 오차도 허락지 않으려는 듯한 완고한 고집이 엿보이는 그의 작품처럼.

외할머니부터 3대에 걸쳐 자수를 접해온 그는 이화여대 미술대학 섬유예술학과를 졸업한 후 주한 프랑스문화원 초대 창립전, 미국 뉴욕문화원 초대 현대자수전 등 개인전 및 국내외 초대전을 포함해 70여 회의 전시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선보여왔다. 특히 미국 독립 200주년 기념 독립선언문을 자수로 제작한 작품이 미국독립기념관에 소장돼 있고, 국립민속박물관엔 그의 작품 135점에 더해 그의 어머니와 서울시무형문화재 전수교육 조교인 동생 손경숙씨의 작품까지 총 299점이 소장돼 있다.

흉배, 보자기, 병풍, 불화, 노리개, 조가비 열쇠 꾸러미, 탁자와 의자, 머릿장 등 전통 목가구에 이르기까지 자수를 놓는 분야만 21가지에, 풍경화, 고서화, 민화, 태극 등 다루는 주제 역시 다양하다.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그의 예술철학은 전통에 대한 창의적 해석과 그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 협업 정신이다.

“다른 분야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예술의 본질은 용기와 도전정신이라 생각합니다. 60여 년을 살아보니 ‘실’로 안 되는 게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너무나 재미있게 몰두하면서 여기에서 무한한 자유를 만끽합니다. 물론 우리 고유의 전통은 꼭 전승해야 하지만, 전통도 발전하려면 여기에 더해 예술 특유의 창조성이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가 하나가 되는 이 시대에 전통에도 작가 자신의 세계가 들어가야 하지 않겠어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이 일도 시간이 흐르면 결국 역사가 되니까요.

여기에 나는 어머니께서 늘 강조해마지 않으셨던 나눔의 정신 덕분에 각 분야의 장인들이 서로 협력해 하나의 작품을 이루어가는 조화와 균형을 매우 중요시합니다. 나무를 짜 액자 틀을 만드는 백골장인, 여기에 조각 장식을 집어넣는 조각장인, 나무에 칠을 하는 옻칠장인, 매듭장인, 작품 보호를 위해 작품 뒷면에 다른 종이를 포개 덧대는 배접장인 등 각 분야 전통 장인들과 30여 년 한 팀을 이뤄 가족처럼 지내왔습니다. 이들과의 공동 작업이 누구는 주연이고 누구는 엑스트라라는 식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엑스트라도 주연같이 전체의 조화를 위해 한 방향으로 가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 그렇게 되도록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각 분야 장인들과 30년 팀워크… “나눔의 협업으로 완성도 추구”

그의 작품을 둘러싼 주변 장치와의 조화는 놀랍다. 가령 박물관에 비치돼 있는 정조대왕의 화성능행도를 자수로 재현한 작품에선 작품 본체를 둘러싼 목제 액자 틀마다 섬세한 조각과 자수를 더하고 당시 수행 병사들의 각기 모습을 매듭으로 표현한 장식을 덧대놓았다. 불화를 자수로 옮긴 작품 틀엔 부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부처가 입은 가사의 이미지를 부분부분 형상화한 자수로 장식했다. 액자 뒷면의 장식도 흔히 쓰는 모양새가 아닌 스스로 디자인한 독특한 형태로, 액자 네 귀퉁이가 터지지 않도록 하는 옻칠 장인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릇 ‘합’ 곳곳에 자수를 넣는 것과 동시에 나뭇결을 살리기 위해 물푸레 나무 15톤을 구입한 적도 있다. “모르면 모를까 내가 아는 한 완성도 있게 작업한다”는 그의 소신이 30년 팀워크를 가능하게 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전통에 대한 작가의 재해석이다. 전통 삼층장을 장식한 자수는 기존의 울긋불긋한 전통 색상을 은색으로 바꿔 언뜻 보면 나전칠기장인 듯 착시를 일으킨다. 머릿장 윗부분은 단순히 나무 천장으로 끝나지 않고 홈을 파 수납 기능을 더했고, 전통 주머니엔 손잡이를 달아 핸드백 기능을 추가했다. 그 자신 “내 안엔 원형을 뒤집어보는 역발상의 DNA가 있는 것 같다”고도 하지만, 그의 작품 하나하나는 전통과 현대가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는 50을 넘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자연을 통해 그의 인생관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 배경엔 고향인 부산 기장에 대한 기억의 정취가 담겨 있다. 은행에 다니던 부친은 토요일마다 2남3녀의 자녀들을 산으로, 바다로, 딸기밭과 포도밭 등지로 데리고 다니며 자연스레 자연 감수성 교육을 시켰고, 이 추억은 그의 작품세계에 녹아 있다.

“이 자수 병풍은 ‘삶의 대화’이고 맞은편 연작은 ‘섭리’예요. 모두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형상화했는데, 인생의 사계절과도 통한다고 생각해요. 보통 작품엔 클라이맥스가 있다고 하죠? 내 작품의 그것은 바로 ‘겨울’이에요. 여기 섭리 연작을 보세요, 모두 5개죠. 겨울이 하나 더 더해졌기 때문이죠. 겨울은 제일 볼거리가 없는 계절이라 하지만, 그 내면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새 생명을 싹틔우는 봄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겨울의 그 한 템포 쉬어가는 속성이 마음에 들어요. 인간이 살다보면 쉬어가야 할 때가 오기 마련인데, 현대인은 그걸 그냥 지나치기 쉽죠. 난 이 ‘쉬어가는 계절’엔 엄청난 영혼이 숨어 있다고 상상하곤 하죠.”

자수로 그린 추상화인 이들 연작은 모두 디자인 밑그림 없이 오롯이 실과 바늘로 창작해 가며 만들어졌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세월이 쌓이다 보니 절로 그렇게 됐다고 한다.

 

자수의 길을 같이 걷고 있는 동생 손경숙(왼쪽) 작가와 ‘삶의 대화’ 병풍작품 앞에서 함께한 손인숙 작가.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site cialis trial coupon
자수의 길을 같이 걷고 있는 동생 손경숙(왼쪽) 작가와 ‘삶의 대화’ 병풍작품 앞에서 함께한 손인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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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지 기자
남편 외조에 평생 주부역할 ‘면제’받아… “어머니는 영원한 멘토”

그에게 문득 물어보았다. 자신과의 세계에 몰두하는 것과 가정생활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일 텐데, 어떤 균형감각으로 헤쳐 왔는지를. 예상 외로 그의 첫 마디는 “결혼 안 한 사람처럼 살아왔다”는 것. 어머니가 아끼던 후배 교사의 중매로 만난 남편은 “예술은 잘 모르지만 빨래도 자신이 직접 할 정도로” 그의 주부 역할을 면제해 줬다. 두 딸은 초등학교 때부터 고3에 이르기까지 손길이 필요 없을 정도로 독립적으로 커줬다. 

그의 정신적 지주이자 멘토는 오롯이 어머니다.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자수 미학’이란 표현으로써 예술가로서의 집념과 자존심을 독려했다. 이화여대에 자수학과(현 섬유예술학과)가 있다는 정보를 알아내 그의 진학을 권한 이도 바로 어머니였다. 고향 부산에 남은 어머니는 아흔이 다 된 고령인데도 자식들에게 손수 만든 골무나 바가지에 풍경화를 그린 작품을 보내주곤 한다. 지금도 장녀인 그와 수시로 전화통화와 서신으로 왕래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작년 4월 서신에서 어머니께선 ‘범은 가죽을 남기고, 인생은 이름을 남긴다’며 ‘바로 이것이 예술문화’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21세기는 예술문화의 중심지가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며 세계인이 공감하고 감탄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데 정진하라고 강조하셨죠. 어머니는 이제까지 자녀들에게 한 번도 야단을 치신 적이 없습니다. 늘 칭찬으로 격려해주셨죠. 딸이 황혼에 접어든 지금도 마찬가지신데, 이게 바로 어머니의 가장 중요한 교육 원칙인 것 같아요. 여기에 내 작품을 한 번도 팔지 않을 정도로 돈을 돈으로 안 보고 작품과 감연히 맞바꿀 수 있는 무소유의 정신세계도 물려주셨죠. 그래서 많지 않은 재산이지만 작품 활동을 위해 올인할 수 있었죠. 30~40대 때는 언론도 많이 타곤 했는데,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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