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서 차별받을 때마다 짜증이 난다. 여자끼리 갈 때는 물론이고 남자와 동석해도 마찬가지다. 음식점에서 정당하고 공평한 서비스를 받는 날이 언제쯤 올까. 순서대로 서비스를 받는 건 고사하고 왜 여자들에게는 서비스를 생략하는지 의문이다. 심한 경우는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좀 더 달라는 반찬을 가져다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물론 여러 차례 부탁한 건 말할 것도 없다. 얼마 전에 모처럼 서울에서 저녁 먹는 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다. 한정식 집인데 우리 일행은 남자 1명과 여자 두 명이고, 옆 좌석에는 4명이 모두 남자다. 그 4명의 남자들이 자리에 앉으면서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그 중에 한명이 외국인이어서 중간중간 영어로 대화를 하기도 했다. 하필이면 식탁이 붙어있어 어찌 보면 같은 일행으로 보일 정도여서 좀 불편했다. 더군다나 일행 중 한명은 통화를 할 때마다 고개를 우리 쪽으로 돌려 원하지 않는 대화를 들어야 하는 일도 벌어졌다. 자신과 함께 온 일행에게 배려하느라고 우리한테 아무렇지도 않게 민폐를 끼치는 거다. 문제는 구절판이나 떡갈비처럼 나눠 먹는 게 좀 번거로운 음식이 나왔을 때다. “이것 좀 싸주시면 안돼요? 팔이 짧아서…….” 옆 좌석의 남자가 응석(?)을 부리는 말을 던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음식을 나르던 직원이 웃으며 구절판의 음식을 먹기 좋게 싸주었다. 그 전에도 쉴 새 없이 그 자리에만 와서 각자의 접시에 음식을 나눠주었는데 구절판까지 일일이 싸주었다. 우리 자리는 식탁에 음식을 내려놓는 걸로 끝이었다. “저렇게 하고도 팁을 못 받으면 바보지.” “아이, 그냥 둬. 외국인이 있으니까 좋은 인상 주려는 거지.” “아니, 근데 왜 차별을 하느냐고∼오!” 못마땅함을 들어내자 일행이 참으란다. 그러면서 고기집 같은데도 여자들이 있는 데는 고기를 구워주지 않잖아, 하며 차별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보니 음식 값 외에 서비스료까지 내야하는 음식점이다. 무슨 서비스를 했다고 일괄적으로 받는지 어이가 없었다. 가뜩이나 화나는 일이 많은 요즘에 ‘같은 건 같게, 다른 건 다르게 대하라’는 인류의 평등과 공정에 대한 말이 떠올라 더없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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