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시술소 토킹숍 ‘기승’…여성 종사자만 1000명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은 8일 경남 창원시 사파공동성당에서 성 구매자에게 살해된 김수연(가명)씨의 장례식을 치렀다.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은 8일 경남 창원시 사파공동성당에서 성 구매자에게 살해된 김수연(가명)씨의 장례식을 치렀다.
“하루에 상남상업지구 내 유흥업소에 출퇴근하는 ‘언니들’만 1000여 명입니다. 출장마사지, 안마시술소, 토킹숍(대딸방) 같은 신종 성매매도 판을 치고 있어요. 밤 9시부터 5∼10분 사이에 보도방 차량을 10대 발견했어요. 삐끼들은 호객행위를 하고, 언니들은 차에 탔다 내렸다가…. 모텔에서 나오면 다른 주점과 모텔로 보내야 하니까….”

15일 밤 경남 창원시 상남동·중앙동 일대를 돌아본 박정연 해바라기쉼자리 소장은 “수연이(가명) 장례 치른 게 일주일 전인데 여전하다. 성매매를 단속해야 할 경찰은 한 명도 눈에 안 띈다”며 분노로 말을 채 잇지 못했다.

노래방 도우미 김수연(가명·28)씨가 중앙동 P모텔에서 살해된 것은 지난 1일 새벽 2시쯤. 경찰과 여성단체들에 따르면 박씨는 창원의 한 보도방을 통해 유흥주점에서 접대를 한 후 이른바 ‘2차’를 갔다가 성관계 도중 만취한 성 구매자(33·구속)에게 목이 졸려 피살됐다.

고아인 김씨는 4살 때 입양됐으나 중1 때 입양아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가출해 쉼터에 머물렀다. 17세 때 독립한 후 해바라기쉼자리와 로뎀의집에서 상담 지원을 받으며 살아갔으나 자립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보도방에서 선불 500만원을 받고 노래방 도우미로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사건 당일 생리를 했고 모텔 침대 시트에는 피가 흥건히 묻어 있었다. 어이없는 일은 경찰이 지문을 채취하고도 유가족에게 연락도 하지 않은 채 김씨를 부검하고 입관까지 했다는 것. 박 소장은 “아이가 바짝 말라 몸무게가 42㎏밖에 안 나갔다”며 “행려자로 쓸쓸히 세상을 떠날 뻔했다”며 눈물을 훔쳤다.

상남상업지구는 산업형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는 유흥가 밀집지역이다. 식당부터 룸살롱, 키스방, 모텔까지 5∼12층짜리 한 건물에 들어 있어 “동양 최대의 유흥가”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고 있다. ‘성 구매자에 의한 여성 피살사건 비상대책위원회’는 “창원시 슬로건이 명품 도시인데 실상은 ‘유흥업소 도시’”라고 비판했다. 29일 추모촛불 문화제를 준비 중인 이들은 “노래방에 불법으로 도우미를 공급하는 보도방부터 성매매 알선책인 노래방 업주, 장소를 제공하는 모텔 업주까지 모두 구속해야 한다”며 “특히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를 둘 수 있는 규정이 있는 식품위생법 시행령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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