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선거를 1주일 정도 남겨둔 시점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 간에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지난 10월 16일에 공동으로 실시한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후보가 40.5%, 나경원 후보가 38.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 간의 격차가 2.3%포인트(p)였다. 다만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에서는 박 후보 42.9%, 나 후보 42.0%로 격차가 0.9%p 차로 좁혀져 예측불허의 초박빙이었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의 막판 변수는 무엇일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박 후보 지원 여부가 될 것이란 데 정치권의 이견이 없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 간에 ‘초박빙’ 승부가 지속될 경우 안 원장이 어떤 형태로든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나라당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에 반대해 시장 출마 의사를 내비쳤고 박 후보와 극적 단일화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한 특강에서 안 원장에게 “나라를 책임지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그것을 내놓고 보여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뜻은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박 후보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 원장의 선거 지원 여부에 대해 “지금은 아니지만 앞으로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야권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안 원장이 결단을 내리기에는 부담이 크다. 우선 박원순 후보가 기존 진보 정당들과의 연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안 원장의 지론인 ‘탈정치와 탈이념’과 부합되지 않는다. 안 원장은 “한나라당에는 희망이 없고, 민주당은 대안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기 때문에 민주당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박 후보 지원에 나서기가 껄끄러울 수 있다. 선거 전략적인 측면에서 보면, 박 후보가 민주당과 연대를 끊고 철저히 독자적인 행보를 했다면 안 원장이 구원투수로 나설 명분이 있었지만 상황은 반대로 갔다.

둘째, 박 후보가 상대 후보로부터 강도 높은 도덕적 검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안 원장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병역 및 학력과 관련된 의혹들은 안 원장의 핵심 지지계층인 20대에게 상당히 민감한 사항이므로 안 원장에게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셋째, 권력을 감시해야 할 시민단체 인사들이 대거 박 후보 지원에 나서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아무리 협치 또는 거버넌스를 외쳐도 시민단체가 정치권력을 갖게 되면 시민단체들이 그동안 쌓아올린 순수성과 전통을 훼손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 시민단체의 정치권력화는 큰 틀에서 볼 때 다원 민주주의(plural democracy)를 해치는 것이기 때문에 안 교수의 선택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만약 안 원장의 선거 지원이 현실화되면 이념적으로 중도이면서 아직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20대 여성 중도층의 52.5%가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인 조사 결과가 있다.

이들 20대 여성 중도 부동층은 현 정부가 잘했는지 과거를 보고 투표하기보다는 어느 후보가 서울의 미래를 잘 이끌어갈지를 냉정하게 평가해 투표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두 후보는 남은 선거 기간 동안 ‘검증론’과 ‘심판론’에 의존하기보다는 이들 부동층이 희망과 미래를 보고 투표할 수 있도록 자신의 여성정책과 비전을 무기로 표를 얻는 과감한 포지티브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모두가 패배하는 선거가 아니라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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