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강용석 막으려면 국회의원 성인지 교육 의무화”
문 원장은 이번 연임에 대해 “지난 임기 동안의 성과를 놓치지 말고 확장해 가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성 평등 정책은 잘 구축돼 있지만 그에 비해 저조한 의식과 문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양성평등 의식의 확산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가장 먼저 마련한 방안은 ‘젠더 전문가’ 양성이다. 특히 해외 인재들을 젠더 전문가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그는 “양평원은 그동안 국내에서만 1300명이 넘는 양성평등 강사와 성희롱 예방교육 강사를 배출했다”며 “그동안의 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해외의 경제 및 사회학 석·박사들을 젠더 전문가로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경제학자가 젠더 전문가가 되면 양성평등 의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데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게 문 원장의 생각이다. 그 첫걸음으로 유엔개발계획(UNDP)과 함께 10월 26일부터 5일간 진행되는 성인지 경제정책을 위한 아·태 지역 젠더 전문가 양성 교육을 실시한다.
그는 이처럼 정책과 사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양성평등에 대한 고위 공직자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특히 최근 성희롱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강용석 의원 제명안이 부결된 것을 두고서는 “국회의원 등 사회 지도층의 양성평등 의식 향상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또 이런 사건이 터질 때에만 잠시 관심을 갖는 것도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여성계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함께 사회 지도층의 성인지 감수성 향상 교육을 강제할 법적 근거 마련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원장은 성인지 예·결산 담당 공무원 교육을 전담하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올해 처음으로 국회에 제출된 ‘성인지 결산서’에 대해 “성별수혜 분석이나 성과목표가 양식에 포함되지 않았던 2010 성인지예산서에 따른 것이어서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공무원들의 의식 하락으로 성인지예산제의 실효성이 약화되고 있는 스웨덴을 예로 들며 “성인지예산제의 성패는 담당 공무원과 함께 정책과 예산을 결정하는 고위직 공무원에 대한 교육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공무원들을 많이 배출할수록 전 국민에게 돌아가는 정책 혜택도 커질 수 있다는 것.
문 원장은 “모든 정책과 제도는 제대로 정착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양평원도 교육 대상과 방법의 다양화, 대상별 맞춤형 교육 등 성인지 정책에서 핵심적인 성인지 예·결산 제도의 조기 정착과 발전 그리고 사회적 합의 수준의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