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손으로 만들어가는 창의적·자발적 프로그램 돋보여
획일적 입시경쟁에서 벗어나 주체적 인격체로 성장하는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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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청세 제공
한국 사회에서 대학은 이미 학문에 등을 돌린 지 오래다. 심지어는 대학이 ‘취업 대기소’로 전락했다는 탄식까지 나온다. 그런데 그런 대학 때문에 입시 준비에 매달리고 있기만 할 것 같았던 청소년들이 인문학의 가치를 다시 조명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찾아가 봤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 그 기준이 과연 존재는 할까? 무엇보다, 우리는 그 답을 찾을 수 있을까?”(박성도·16)

서울 대학로의 대안지식 공동체 ‘수유+너머’의 사무실.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제법 진지한 얼굴로 정의나 가치와 같은 심오한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다. 학업 성적이나 연예인이 최대의 관심사인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문학평론가 이명원은 이런 현상에 대해 “이전의 교육과 학습 패러다임이 위기에 빠졌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제도화된 교육기관이 근본적인 비판과 성찰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조선후기 관학에 대항해 벌어진 실학운동이나 1980년대 폐색 상황에 맞서 벌어진 진보적 학술운동이 대표적인 예다.

‘수유+너머’는 2000년 고전평론가 고미숙 선생이 전남 진도군 진도읍 수유리에서 ‘수유연구실’을 만들며 시작됐다. 이후 이진경, 고병권 박사의 공부 모임인 ‘연구공간 너머’가 통합돼 국내에서 가장 활동적인 대안지식 공동체로 자리매김했다. 수유+너머는 청소년을 위한 교육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도토리 서당, 청소년 케포이, 청소년의 역학, 꽁치세미나 등이 대표적인 예다. 화려한 스펙이나 안정적인 미래를 위한 획일적인 교육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스스로 배우고 싶은 것을 선택해 배울 수 있는 ‘진짜 배움’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글과 삶, 자기 구원의 길-소세키에게 글을 배우다’를 수강하고 있는 김유리(17)양은 “학원이나 학교에서는 왜 배워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지 않는데 이곳에서는 배움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이해했다”며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취직이 걱정돼 고민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나쓰메 소세키처럼 인문학을 통해 시대를 통찰하는 글을 남겨 세대를 넘어 읽히는 책을 쓸 수 있는 작가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다”고 당차게 말했다.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서원’의 ‘정세청세’(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도 대표적인 청소년 대상의 인문학 모임이다. 부산시 남천동에 위치한 이 서원의 단골 청소년들은 2007년부터 자발적인 토론 모임을 만들어 운영해 오고 있다. 올해도 4월부터 12월까지 총 8차례의 정기 토론회가 열리는데 주제는 ▲정의와 희망 ▲평등과 다양성 ▲자유와 자기실현 ▲공동체와 민주주의 ▲생명과 자연 ▲아름다움과 사랑, 공동선을 향하여 등이다.

‘정세청세’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에는 교육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청소년들이 프로그램의 기획자로 전면에 나선다는 점이다. 올해도 토론회에 먼저 참가한 경험이 있는 100여 명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3~4개월 동안 머리를 맞대어 토론 주제와 토론 날짜 등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고교 때 참가한 뒤 대학생이 된 선배 10여 명이 도우미를 자처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부산에서 시작한 이 모임은 서울·인천·대구·울산·전주 등 전국 12곳으로 확대됐다.

정세청세 기획팀의 유진재(22·대학3년)씨는 “참가자와 참가 지역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청소년들이 또래 친구들과 소통할 공간이 그만큼 적다는 것을 나타낸다”며 “우리는 대학생이 된 후에는 방학 때 소외지역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캠프를 운영하고 봉사활동을 하는 등 ‘정세청세’의 정신을 잊지 않고 지켜나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소년이 획일적인 입시경쟁 교육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인격체로 성장하기 위해 시작된 청소년 인문학 동아리와 각종 강좌들. 이 속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좋은 책을 읽고 배우고 꿈꾸고 실천해 인문학이 주는 정신적 풍요로움을 풍부하게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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