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문화 생활 즐기고 싶지만 시설과 환경 조성이 아직 열악

최근 문화 신드롬이 되고 있는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는 우리 사회에서 어머니의 의미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이 소설 속의 어머니처럼 전적으로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사는 어머니는 많지 않겠지만 우리의 모성 신화는 여전히 자기희생적이고 자기소멸적인 어머니상을 설파하고 있고 우리의 어머니상도 이러한 신화에 어느 정도 근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미국에서도 이 소설의 번역본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은 어머니라는 존재의 절대성에 대한 전지구적 보편적 갈구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저자에게 있어 이 소설의 흥미로움은 주인공인 어머니가 전형적인 구식 어머니의 행동반경을 벗어나는 순간에 있었다. 평소에 이 어머니는 살아남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기능에 몰두한다.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거두어 들여 많은 식구들의 끼니를 이어가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다. 가끔은 쌀독이 비어 자식들이 끼니를 건너뛰게 하는 아픔을 겪는 이 어머니에게 먹는 것 외의 것은 다 사치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머니는 매년 겨울이 시작되기 전의 햇빛 좋은 가을 날 하루를 잡아 문의 창호지를 새로 붙이는 호사를 감행하는 습관이 있다. 아무의 도움도 청하지 않고 혼자서 집 안의 문을 모두 떼어내서 묶은 종이를 걷어내고 깨끗한 창호지로 갈아 집안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 놀라운 것은 새 창호지에 단풍잎으로 장식까지 하는 것이다. 본인의 집에 단풍나무가 없어 가까이 사는 큰 신우집으로 아이들을 보내서 모양좋은 단풍잎을 얻어와 문고리 옆에 마치 문고리 지시 표지처럼 예쁘게 붙이는 것이다. 이 소박한 어머니의 ‘문화적’ 행사는 이 어머니에게 숨겨진 남자친구가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이 소설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뼈빠지는 노동에 지친 이 가난한 어머니가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이것이 인간의 보편적인 문화욕구로 비쳐졌다. 문화욕구란 기능적 필요를 때로 장식적 욕구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자기 표현의 본능이며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이다. 오늘날처럼 문화적 취향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문화적 욕구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20, 30대 여성은 우리나라의 문화시장을 이끌어가는 주요 고객이다. 이들은 바쁜 직장 혹은 학교 생활 틈틈이 뮤지컬, 발레, 컨서트를 찾아 문화적 정체성을 확인한다. 그런데 이들이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엄마들의 문화활동은 자녀들의 수준에 맞춰진다. 아이들의 문화교육을 시키거나 아이들을 위한 공연에 동반하는 것 외에 자신들을 위한 활동이나 공연에 참여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특히 8세 이하의 영유아를 기르는 여성들의 경우로서 가장 주요한 원인은 자신들이 문화활동을 할 동안 아이들을 맡겨둘 데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요즘 새로 생기는 문화공연장에서는 놀이방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의 대표적 문화공연시설인 성남아트센터, 고양아름누리, 고양어울림누리 등에서는 상시 혹은 수시 놀이방을 운영하여 8세 미만의 아이들을 공연시간 동안 돌봐주고 있다. 이 놀이방은 보육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포함한 교사들이 책읽기, 그림그리기 등 간단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공연이 있을 때만 놀이방을 운영하는 수시 형태도 있지만 성남아트센터처럼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매일 (휴관일 제외) 운영하는 상시 형태도 있다. 이 시설들이 있는 줄 모르는 많은 엄마들은 아이들 때문에 공연관람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어 놀이방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앞의 경우처럼 규모가 큰 공공시설이 아닌 경우 대부분의 공연장은 놀이방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재원확보이며 인력, 공간의 문제가 다음이다. 500석 이하의 공연장에서는 놀이방을 운영할 만큼 공연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나 작은 공연시설에서도 엄마들이 원하는 공연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놀이방 이용의 유료화가 있다. 이웃 일본에서는 많은 공연시설에서 천엔 정도의 이용료를 받고 놀이방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천원 정도의 이용료만 부과해도 놀이방 운영이 가능한 곳이 적지 않다. 이 외에도 예약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 안정적인 놀이방 운영에 필수적이다. 이수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기사제공 : 경기여성정보웹진 우리(WoORI) by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http://www.woorizin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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