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샴 등 30여 종 상주…정보·상담 제공도
카페 ‘톰스캣’(www.tomscat.com)을 처음 찾는 고객들은 카페로 들어서자마자 자리로 안내하는 대신 소독제를 손에 발라주는 종업원의 행동에 잠시 어리둥절해한다. 그러나 이내 “고양이 카페라는 특성 때문에 청결은 필수입니다”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카페를 찾는 손님 중에는 고양이를 좋아해도 키울 수 없는 형편인 사람들이 많다. 기회만 되면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은, 예행연습 삼아 이곳을 찾아 고양이를 키우는 방법을 익히고 고양이와 친해지려 노력한다. 특히 홍익대 정문 근처에 위치해 있어 20~30대의 젊은 여성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친구와 함께 카페를 찾은 김진선(31·서울 신대방동)씨는 “고양이는 원래 도도하지만 친해지면 잠깐잠깐 보이는 애교가 예뻐서 참 좋아하는데 키울 기회가 없었다”며 “키우던 강아지를 최근 하늘나라에 보내서 마음이 허전하고 힘들었는데 위안이 된다”고 전했다.
고양이 카페는 다른 카페들과는 달리 입장료를 받는 곳이 대부분이다. 톰스캣은 성인 8000원, 중·고생은 7000원, 초등학생은 5000원의 입장료를 받으며, 모든 고객에게는 한 개의 음료가 제공(음료 추가 3000원)된다.
‘고양이 지향적’으로 설계된 인테리어도 톰스캣의 특징 중 하나다. 위생을 위해 모든 사람은 신발을 벗고 입장해야 하며, 곳곳에는 부드러운 카펫이 깔려 있어 마치 집안의 거실처럼 편안한 느낌을 준다. 곳곳에는 고양이들이 오르내리고 운동할 수 있는 캣타워가 설치돼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고양이들을 위한 독립적인 휴식 공간도 있다.
고양이는 종류별로 30마리 정도가 있는데 아메리칸 컬, 스노 벵골, 아시안 샴 등 희귀한 종도 많다. 모두 관리를 잘 받아 굉장히 건강하고 깔끔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편이다.
평소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남자친구를 어렵사리 설득해 카페를 찾았다는 심영신(서울 용산구 남영동)씨는 “고양이들이 사람을 무서워하거나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강아지처럼 달려들거나 핥지도 않아서 평소 동물을 좋아하지 않던 남자친구가 거부감을 덜 느끼고 자연스럽게 고양이들과 친해지는 것 같다”며 “그래도 정 힘들면 야외 테라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라고 해야겠다”며 웃었다.
카페를 찾은 손님들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머플러를 두르고 있는 고양이들은 귀찮게 하지 않거나 간식을 주지 않는 등 고양이를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었다. 연인 윤석재씨와 카페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연선씨는 “최대한 고양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손님들도 만족할 수 있는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손님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서 고양이 건강을 위해 노력해주고 계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