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상사몽’의 연습 장면. 운영 역의 남승혜와 김진사역의 김진곤 두 배우가 열연하고 있다.   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
연극 ‘상사몽’의 연습 장면. 운영 역의 남승혜와 김진사역의 김진곤 두 배우가 열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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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코르디움 제공
“꽃이 필 때 잎은 없고, 잎이 오를 때 꽃은 없어. 꽃과 잎이 만날 수 없는….”(대사 중에서)

배우가 한 편의 시(詩)를 연상케 하는 대사를 읊는다. 조명도, 음악도, 그 어떤 무대장치도 없지만 배우들의 애절한 목소리와 생동감 있는 움직임만으로 연습실이 꽉 찬 듯하다. 극단 여행자가 야심 차게 준비한 연극 ‘상사몽’의 막바지 연습 현장이다. 

‘상사몽’은 한국 고전소설 중 유일한 비극적 사랑 이야기인 ‘운영전’(작자미상, 17세기)을 각색한 작품이다. 극단 여행자는 2007년에도 이미 이 작품을 이미지극으로 선보여 호평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당시와는 전혀 다른 포맷으로 작품을 재탄생시켰다. 원작에 더욱 충실히 접근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시구들을 충분히 담아내는 것으로 드라마 미학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원작에는 “사람의 생각과 감정은 시로는 숨길 수가 없다”는 구절이 있다. 운영전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다운 시로 가득한 작품이지만, 이를 극화한 상사몽은 배우들의 호흡, 목소리, 몸짓을 통해 그 시구 속에 숨은 의미까지 생생히 전달한다.

특히 작품은 개인의 존재가 부정되고 철저한 희생을 강요받았던 궁녀들의 삶을 재조명한다. 자연스럽고도 자유로운 인간의 감성과 자유가 사회제도에 묶여 삶 아닌 삶을 살아가는 궁녀들의 안쓰러운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것.

기존에도 문학작품이나 사극 드라마를 통해 궁녀를 접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 속의 궁녀들은 대부분 남성의 힘에 의존하는 수동적인 모습이거나, 암투에 능한 부정적인 모습으로  드러났던 한계를 지닌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상사몽’은 학문에 정진하고, 우정과 의리를 중요시하는 등 궁녀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사회적으로 규정된 모순 안에서의 삶을 살아야 했지만, 자신만의 꿈과 행복에 대한 가치를 지향하고 있었던 궁녀들의 고고한 이상이 작품에 듬뿍 묻어난다. 

궁녀 10명이 모두 모여 빨래를 하는 장면은 배우들의 몸이 전통적인 움직임의 미학을 만들어내는 극의 백미다. 신체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동양적인 정서의 음악, 의상, 무대미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여 온 양정웅 연출가 특유의 연출력이 빛을 발한다.

“베개를 의지하여 누웠어도 이루지 못하는 호접몽이라. 눈을 돌려 허공을 보아도 외기러기마저 날지 않네. 임의 얼굴 눈앞에 있으나 어찌 그리 말이 없는가.”

궁녀 운영과의 금지된 사랑으로 잠 못 이루던 김 진사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시다. ‘상사몽’은 아름다운 한시들의 감성과 운율이 한껏 어우러져 그 자체로 하나의 시와 같은 느낌을 주는 연극이다. 

12일부터 20일까지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문의 코르코르디움 02-889-3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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