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 미혼모 80% 이상이 학업 중단
16개 시·도 교육청별로 대안학교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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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미혼모 중 84.9%가 학업을 중단한다. 임신을 하고 출산을 결정할 경우 학교의 태도가 매우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학교는 ‘출산 후 복학’(31.8%), ‘자퇴’(13.6%), ‘휴학’(9.1%) 순으로 권하고 있다. 반면 십대 미혼모들의 학업 의지는 ‘58.9%’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다. 이유는 ‘최소한 고교는 나와야 무시당하지 않으므로’(72.4%), ‘더 나은 미래를 위해’(60.3%). ‘실패한 인생으로 끝나고 싶지 않아서’(43.15)다.(2010년 8월 교육과학기술부 발표 ‘학생 미혼모 실태조사’)

이처럼 십대 미혼모들에게 교육은 교육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교육은 자존감을 높이고 저출산·저연령으로 인한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안전망이다. 지난해 7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에 십대 미혼모를 위한 대안학교 ‘나래중고등학교’(나래학교)가 개교, 올해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한 것이 늦은 감이 있으나 무척 반가운 이유다. 나래학교는 미혼모 복지시설인 애란원 안에 지어진 기숙형 학교로 출산·육아 공백 없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수업 시간의 40%는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5개 과목이며, 60%는 직업·진로·육아·부모·건강·피임 등 특화 교육에 할당된다. 초중등교육법에 의한 위탁교육 기관으로 1년6개월 정도의 교육 과정을 거치면 원래 다니던 학교로의 복교도 가능하다. 이때 나래에서의 출결·성적 등의 기록은 복교한 학교에서도 그대로 인정된다.

국가인권위의 ‘강화 여고생’

학습권 보장 결정이 전환점

나래학교의 교장은 한상순 애란원 원장이 겸하고 있다. 사실 나래학교는 한 원장이 30여 년간 미혼모를 돌보면서 체득한 하나의 해답이다. 더구나 예전엔 미혼모 비율이 20대가 높았으나 최근엔 십대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선 더욱 그렇다. 십대 미혼모들은 사회 빈곤층으로 전락하기 쉬운 조건을 가지고 있는 반면 “젊고 에너지가 넘쳐서 재교육만 잘 시키면 취업을 통한 자립이 가능”하다. “노인이나 장애우에 대한 지원은 평생이지만 십대 미혼모에 대한 지원은 5년 정도 집중 투자만 하면 향후 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효율적 지원”이란 것이 그의 소신이다. 그래서 나래학교에서의 교육 과정은 이수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세움터 모자의집 나너우리한가족센터 등 ‘애란 네트워크’라는 지지 시스템으로 십대 미혼모들의 자립을 강화하게 된다. 2006년부터 본격화된 네트워크 덕분에 미혼모들의 양육률이 눈에 띄게 늘기도 했다.

“아무 대안 없이 ‘아이를 키울래, 입양할래?’라고 일방적인 선택만 강요할 수 없죠. 이들 청소녀에게도 다양한 대안이 개발되고 그래서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대안을 선택할 수 있어야죠. 그리고 그들의 올바른 선택을 위한 교육은 바로 우리 사회, 우리 어른들의 의무죠.”

한 교장의 단호한 말이다. 그는 강화의 한 여고생의 학습권 투쟁을 계기로 국가인권위 활동에 참여하면서 전문가들과의 토론회, 공청회 등을 통해 십대 청소녀들의 학습권 보장에 대한 사회 공감대가 의외로 두터운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1년여를 끌어온 강화 여고생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는 지난해 3월 “임신을 이유로 자퇴를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이며 청소년 미혼모에게도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이 여고생은 재입학을 거쳐 지난해 12월 딸을 출산하고 여고를 졸업한 뒤 원하던 대학에 진학했다.

사실 한 교장은 90년대부터 십대 미혼모들의 학업 열망을 감지해왔다. 처음엔 여기에 대해 후원금도 들어오지 않고, 미혼모들이 시간도 많지 않아 교과 과정보다는 바로 직업훈련으로 들어가곤 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선 최소 고등학교 졸업장을 확보한 십대 엄마들이 사회로 나가 당당한 직업을 가지고 또 꿈을 길러 대학 졸업장까지 거머쥐는 희망을 품게 됐다. 그래서 엄마들이 공부를 할 동안 육아를 전담해 줄 자원봉사자와 대학에 진학한 엄마들에게 등록금을 후원해줄 손길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양육을 선택한 친구들이 정말로 어렵죠. 입양을 선택하면 학교로의 복귀는 비교적 쉬우니까요. 그래도 여기 애란원 친구들 중 아이 양육 의사를 물어보니 양육모가 되겠다는 비율이 재작년, 작년 70~80%에 달하더군요. 그래서 생각했죠. 이들이 살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 놓는다면 과연 어느 여성이 자신이 낳은 아이를 다른 데로 보내고 싶겠느냐고요. 입양모는 눈에 드러나진 않아도 평생 마음에 큰 죄책감을 안고 살게 되면서 스스로도 상처 입히고 주위도 불행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이를 이기려 노력하는 에너지를 차라리 삶의 긍정적 에너지로 돌리면 무엇인가 되지 않겠어요?”

“중학교 중퇴 엄마,

 너무 창피해요”

 

한 교장은 십대 양육모들이 일단 직업을 갖고 생활이 안정되기 시작하면 그 다음 단계로 대학 진학을 꿈꾸기 시작한다고 전한다. 이번에 나래학교를 졸업한 한 양육모의 경우, 간호조무사가 된 후 그 자격증을 가지고 가점을 받아서 정식으로 간호대학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단다.

“아이를 잘 키우려는 양육모들의 의지가 하늘을 찔러요. ‘엄마가 중학교 중퇴면 너무 X 팔린다’고도 하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의미와 명분으로 공부하게 되죠. 자신이 낳은 아이의 눈을 통해 자신을 다시 바라보고 또 아이를 키우며 자신을 치유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타인과의 관계에서 받은 모든 상처를 회복해갑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나래학교에 들어오면 친구들의 목소리가 한 톤 높아집니다. 청소년답게 재잘재잘 수다도 늘고 표정도 아주 밝아져요. 정규 교육과정에서 좌절을 경험한 친구들이 대부분이라 일대일 맞춤 학습법으로 공부에 대한 자신감도 회복시켜 주고 ‘공적 교육과정 안에 내가 포함돼 있다’는 자부심도 주죠.”

나래학교는 미국의 실례를 많이 벤치마킹했다. 한 교장이 미국의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미혼모나 일반 학생이나 구분 없이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탁아소는 학교 안팎 인근 거리에 있어 학생 엄마가 수유를 원할 경우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고, 어린이집 등 다양한 아이 위탁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미혼모 통합교육 했으면

나래학교에서 중학교 과정 과학을 가르치는 이시은 교사는 학생들의 출산 일자가 다 제각각이어서 일대일 수업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전한다. 따라서 교사 입장에선 자연히 학생의 눈높이 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 “처음엔 중학교 기본 과정이 전혀 돼 있지 않아 많이 놀랐지만 알고 넘어가는 것을 원칙으로 가르치다 보니 나날이 배운 티가 확연히 난다”고 말한다. 

반면 육아에 익숙지 않은 십대 엄마들이 현실에 부대껴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 역시 ‘학업’이란 현실이 그의 가슴을 아리게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쉬는 시간도 별로 없이 빡빡하게 일정이 돌아가는 데다 수업 도중에도 모유 수유를 해야 한다는 연락이 끊임없이 오곤 한다. 점심조차 제대로 마음 놓고 못 먹는 학생들 입에선 “선생님, 너무 힘들어요. 이렇게 수업해 본 적이 없어요”란 호소가 절로 나온다. 그러니 “아이 키우면서 어떻게 대학을 가느냐”는 것이 학생들의 말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틈틈이 ‘학교는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고 설득하곤 하죠. 학교는 논리적 사고를 몸에 익히고 판단력을 길러 후에 인생에 어떤 난관이 닥치더라도 이를 성숙하게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고요. 정상 교육을 별로 받아보지 않았기에 교육의 절실한 필요성을 잘 모르고, 그래서 힘들어지면 공부부터 놓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나래학교를 통해 고3으로 진학하는 성미(가명)도 “낮엔 수업, 밤엔 아기를 돌보며 ‘짬짬이 공부’를 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기가 있어 자신감도 늘고 생각도 느는 것”을 느낀다. 또 아기로 인해 늦잠이나 밤늦게 돌아다니는 습관 등 나쁜 버릇도 많이 고치고 책임감도 강해졌다.

“어린 나이에 못 놀고 사서 고생한다고 말해도 좋아요. 내가 40세가 되면 우리 아기도 엄마의 친구로 크겠죠. 아이와 함께 멋지게 삶을 즐길 거예요.”

육아문제로

공부 포기할까 걱정

한상순 나래학교 교장은 지난해 말 교사·학생 평가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것이 “기존 학교에서 갖지 못한 자신감과 희망을 갖게 됐다”는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전한다. 십대 미혼모들에게 대안학교는 하나의 돌파구임이 분명하다.

이런 긍정적 결과에 힘입어 미혼모를 위한 대안 교육기관은 서울을 비롯해 인천, 춘천, 부산, 울산 등지로 퍼져나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안으로 16개 시·도 교육청이 최소 1개씩 이런 기관을 지정해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초중등교육법이 아닌 평생교육법의 적용을 받는 전문계 고등학교의 십대 미혼모들은 이들 대안학교에 입학할 수 없어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궁극적으론 18주의 출산휴가에 수업 일수를 인정해주는 영국이나 2년간의 육아휴가를 보장해주는 대만 등 십대 미혼모 교육지원 시스템을 통해 통합교육을 시행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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