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도시 부산, 제가 꿈꾸는 미래입니다”
“교육도시 부산, 제가 꿈꾸는 미래입니다”
  • 부산 = 한승연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1.02.25 10:39
  • 수정 2011-02-25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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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가정폭력상담사 연수 후 상담사로 활동
지역 밀착형 책임경영 강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주 예로 들 정도로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은 우리나라.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과 사교육 부담이라는 부작용도 있다. 지난해 직선제 최초 여성 교육감으로 선출된 부산시교육청의 임혜경 교육감. 이제 취임 9개월째인 그를 만나 그가 꿈꾸는 “교육도시 부산”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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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0여 년 동안 교육계에 몸담아 온 그는 초등학교 교사에서 시작해 장학관을 거쳐 제15대 부산광역시 교육감이 되기까지 묵묵히 교육의 길로만 걸어온 교육계의 베테랑이다.

낮은 득표율과 여성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선출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탁월한 리더십과 통찰력으로 지금은 ‘임명직 같은 선출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현실감 있는 교육정책으로 지지도를 급상승시킴으로써 초기의 불신을 180도 뒤집어 놓았다.

“행정을 이해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였기에 좋은 평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육자와 교육행정가, 교육정치가로서 역할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 게 교육감이라는 자리입니다. 저를 뽑으신 분들은 여성 교육자 특유의 섬세함과 청렴에 대한 기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순수 교육자 출신의 교육감에 대한 기대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 기대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예고하지 않고 학교를 방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평소 어떻게 진행되는지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기 위함이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교육감이 시찰 나온다고 하면 그걸 준비하느라 할애해야 하는 시간들에 대해 교사 입장에서 보면 부담이고 시간을 따져봐도 낭비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임혜경 교육감 스스로 현장에서 느꼈던 불필요한 부분과 효율성 면에서 검토해야 할 부분,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도 그는 과감하게 선을 그었다. “9개월이란 시간은 새로운 정책의 효과를 기대하기엔 짧지만, 지난 교육정책에 문제점이 있었다면 바로잡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교육 종사자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불필요한 부분을 솎아내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학교 교장에게 ‘할당’되어 인사고과에 반영되던 ‘교육사랑 나눔 UP스쿨 결연운동’을 교육청이 일임함으로써 학교장들이 교육자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교육사랑 나눔 UP스쿨 결연운동’은 결연을 통해 기업에서 교육 후원금을 받아오던 제도다. 그가 뒤집어놓은 일은 이뿐이 아니다. 연간 6회 진행되던 공개수업을 2회로 대폭 줄여 보여주기 위한 행사를 줄임으로써 수업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신, 교육의 순기능 회복을 위해 각 지역의 요구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역 밀착형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지역마다 학교마다 맞춤형 지도를 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요소는 제거한 반면, 교육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자들의 역량 강화에 힘쓰는 것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그의 입장은 명확하다. 애당초 공약에 내건 전면 무상급식의 뜻은 이루지 못했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그는 생각한다. 현재 부산시는 초등학교 1학년만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지만, 매년 무상급식의 범위를 확대해 2014년에는 전면 무상급식을 실현해 나갈 생각이다. “아이들이 먹을 밥을 놓고 진보냐 보수냐, 복지 포퓰리즘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정치적 논쟁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시민이,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공무원의 입장에서 당연히 해소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복지의 가장 기본에 소요되는 돈을 소비되는 지출로 보지 말고 미래에 대한 투자로 본다면 이러한 논쟁은 사라질 것입니다.”

임혜경 교육감은 교육정책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홀해졌던 인성교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아이들 간 폭력과 체벌문제, 성폭력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 오던 것이다. 우선 체벌에 대해 임 교육감은 교사의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등교정지보다는 훈육으로 가르칠 수 있다면 그 방법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단, 폭력교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처벌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돼 왔다. 아직까지 자율 체벌에 대해 학부모나 학생들의 반발은 없었다.

성폭력이나 성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그가 직접 겪은 현장 이야기를 해주었다. 마침 인터뷰 당시 기사화됐던 성경험 평균연령 15.3세란 보도에 관해서도 그의 생각을 물었다.

“제가 이번에 교육감 재수해서 붙은 건데요,(웃음) 처음 교육감 출마에 떨어졌을 당시, 성교육 강사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아이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심각하게 성폭력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알았죠. 전문가를 통한 실질적인 성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의식수준에 맞는 맞춤형 성교육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는 부산성폭력상담소에서 성폭력·가정폭력상담사 연수를 받았으며, 실제로 지역 중학교에서 성교육을 진행하는 등 교육 전문가로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교육감 출마 당시 공약으로 내놓았던 ‘청렴 정책’에 대한 것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단 한 번의 부패도 용납하지 않는 단호함으로 촌지가 자리 잡을 수 없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써왔다. 청렴도를 평가해 직무성에 반영하는 등 청렴 부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덕분에 청렴도 전국 15, 16위를 하던 지난 임기 때와는 달리 전국 7위로 반 이상의 성과를 이뤘다. 그가 바라는 목표는 전국 순위 1위의 ‘깨끗한 교육 도시 부산’을 만드는 것이다. “교육감이 되고 기업과 업체로부터 ‘학교 관련 사업에 입찰을 성사시켜 주면 후원금을 내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관행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죠. 그래서 모든 관련 사업을 공개입찰로 진행함으로써 애초에 발생할 수 있는 부정한 요소를 없앴습니다.”

이제 남은 임기 3년, 그가 바라는 교육의 미래는 어떤 것일까. “부모의 욕심이 사교육 시장을 키우고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빼앗습니다. 내 아이가 1등 하기를 바라기 전에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조바심을 버리고 관심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교육은 정형화될 수 없습니다. 아이들 모두가 다 다른 것처럼 채워주어야 할 부분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부산시 교육청은 교육자와 아이들, 학부모가 모두 만족하는 행복한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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