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생산인력과정 덕으로 항공기 부품업체에 재취업 성공

성화숙(51)씨는 지난해 8월 꿈에 그리던 취업에 성공했다. ‘아이 키우랴, 집안 살림 돌보랴’ 전업주부로 정신없이 살던 그가 좁은 취업문을 뚫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성씨는 20여 년 전 남편과 함께 떠난 유학생활 중 사고로 남편을 잃고 유복자를 낳아 혼자 몸으로 기른 여성 가장이었다. 시댁에서 농사 일손을 도우며 희망도 미래에 대한 계획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 성씨. 하지만 그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를 보며 이렇게 희망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8년 전 도시로 나와 일을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하지만 선뜻 용기가 나진 않았다. 결혼 전 은행에서 경리 업무를 본 경험이 있지만 결혼 후엔 농사일과 소일거리만을 했고 8년 전부터는 간간히 일용직만 해왔던 터라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오십이 넘은 나이도 마음에 걸렸다. 그러던 주위의 추천으로 알게 된 곳이 바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이하 센터)였다. 지난 3월 센터를 찾은 그를 처음으로 맞이한 사람은 취업설계사였다. 취업지원 원스톱프로그램에 등록한 성씨는 가장 먼저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집단상담은 자신의 적성과 성향을 파악하는 과정으로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프로그램이다. 성씨는 “경력도 없는데 청소일자리나 구해야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물었지만 집단상담을 지켜본 설계사는 ‘전문생산인력양성’ 과정을 추천했다. 이는 전라북도의 4대 핵심전략산업 중 하나인 첨단부품 소재 산업 맞춤형 직업훈련 교육으로 비교적 나이 제한이 엄격하지 않은 분야다. 성씨는 8주간의 교육과정 중 단 한 번의 결석 없이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고 곧바로 항공기 부품업체인 (주)탑스에 현장실습을 나가게 됐다. 성씨는 이곳에서 일하며 자신이 제조한 항공기부품이 보잉747 항공기에 적용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게 됐고 꼭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해졌다고. 성씨의 강한 취업의사는 센터에서 주관한 ‘전략산업 여성인적자원전문화방안’ 포럼에 참여한 (주)탑스의 대표이사에게 전달됐고 이후 개별면담을 통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나이 때문에 일용직만 생각했던 성씨에게 ‘제2의 인생’을 열어준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는 2005년 설립돼 전라북도 14개 시·군의 여성교육 거점기관으로 여성인적자원개발과 취업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여성 교육·취업 전문기관이다. 지난해에는 새일광역본부로 지정돼 그 역할이 한층 강화됐다. 특히 교육과정별 자문위원회와 일자리협력망위원회를 만들어 교육 프로그램 구성부터 취업처 발굴 및 연계까지 여성의 특성과 기업수요에 맞춘 실질적 지원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까지 설립 후 약 5년간 센터를 통해 배출된 여성인력은 약 15만명. 2010년 한 해 동안 3만여명의 여성이 취업을 위한 구직상담, 직업교육, 취업지원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받다. 이 중 직업교육훈련에 참여한 여성은 약 1천명으로 이 중 69%인 690여명이 취업에 성공해 다양한 분야에서 당당한 직업여성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센터에서는 전라북도 4대 전략산업인 자동차기계부품, 식품생물, 섬유봉제, 신재생에너지분야여성 인력양성을 위한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성씨가 취업에 성공한 첨단부품생산인력 양성교육을 비롯, 섬유산업봉제인력 양성교육, 기계자동차부품인력 양성교육, 생산품질관리원 교육, 식품제조인력 양성교육 등이 그것. 이 분야에선 수료생 23명 중 70%인 16명이 부품제조업체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간병사 교육 프로그램은 전북대학교병원과 맞춤형취업연계로 취업률 100%를 자랑하는 과정이다. 센터를 이끄는 박영자 센터장은 “여성인력 수요가 꾸준하고 여성에게 적합한 산업을 중점으로 식품 생물산업 클러스터, 기계산업 자동차부품, 섬유산업,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인력양성 및 취업연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올 7월 센터가 신축되면 좀 더 현대화된 여성친화적 환경에서 체계적인 직업교육과 취업정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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