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임정자·김선이 할머니 별세...피해자 76명으로 줄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명이 같은 날 나란히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하는 가운데 피해 할머니 수도 76명으로 줄어들어 일본의 공식사죄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절박감이 커지고 있다. 임정자(89·사진) 할머니는 13일 오후 11시 45분 경남 마산시 마산의료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1922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란 임 할머니는 16세였던 1938년 만주로 끌려가 8년 동안 대만과 홍콩, 중국 해림, 대련, 상하이, 하얼빈 등지에서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해방 후인 1946년 귀국해 평양 피난소를 거쳐 부산에 도착, 경남 충무(현 통영)에 정착했고, 1996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신고했다. 같은 날 오후 김선이(83) 할머니도 울산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김 할머니는 2년 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과 요양원, 집을 오가며 수술과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중 세상을 떠났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피해 생존자는 76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정대형 윤미향 대표는 “지난 20년간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본 정부의 공식사과와 법적배상을 해드리지 못하고 보내는 마음이야 이루 말할 수 없다”며 “피해자들 대부분은 외로운 생활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최근엔 장례를 지원해주기로 한 태양상조를 비롯해 여러 시민운동단체에서 조문으로 따뜻한 마음을 보내주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전했다. 윤 대표는 “올해는 정부가 직접 일본 정부에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데 초점을 두고 운동할 것”이라며 “현재 답보상태에 있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도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꼭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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