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병과 첫 여성 장군이 신호탄…“전투 승리를 전쟁 승리로 이끌 적임자” 기대
1990년 여군 7개 병과로 전환
‘여성 장군’ 배출 본격 시동

최근 국방부 장성급 인사에서 처음으로 전투병과 출신 여성 장군(송명순 합참 민군작전과장)이 탄생했다. 이는 여군 창설 60년을 기점으로 매년 여성 장군이 나올 수 있는 물꼬를 터준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인공 송명순(52·여군29기) 준장 진급 예정자 역시 인사 발표 직후 국방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이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멘트를 던졌다.

김옥이 의원(한나라당, 국회 국방위)은 “이젠 내년엔 간호병과에서, 내후년엔 보병 출신에서 여성 장군이 번갈아 나올 것이고, 이렇게 되면 매년 여성이 별을 다는 그런 시대가 올 것”이라며 2009년에도 보병 출신에서 여성 장군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 해 간호병과에서 이미 여성 장군(신혜경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이 나왔기에 한 해 2명의 여성 장군을 배출하기엔 무리였다고 설명했다. 1990년 육군 여군단장이었던 김 의원은 기존 여군 병과를 폐지하고 보병·정보·정훈·부관·병참·헌병·경리 7개 병과로 전환하는 ‘발전적 해체’를 주도했다. 김 의원은 “이후 여성은 군대 내에서 남성이 갈 수 있는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게 됐다”며 “당시 보병에서 여성 장군이 나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여군들 사이에서 폭넓게 형성됐고, 그 시기는 2000년대 초반쯤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대령 4명이 있어야 1명의 장군이 나오는 계급 사회인 군에서 보병 출신 여성 장군이 나오기엔 여성 장교 수가 많이 부족해 예상보다 10여 년 늦게 이 꿈이 이뤄졌다”는 것.

현재 여군엔 장래 장군 진급이 점쳐지는 연관급 장교로 대령 12명, 중령 71명이 포진해 있다.

이번 전투병과 첫 여성 장군 탄생엔 여군을 비롯한 여성계 안팎의 지속적인 지지와 기대가 한 몫을 했다. 여성계는 일찍부터 군대 내 양성평등을 위해 전투병과 출신 여성 장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계속 피력해왔다. 여군 출신으로 국회에 진출한 김 의원도 국방위에서 “이제는 육탄전이 벌어지는 남성 위주의 군 시대는 지났다”며 “여성 영역이 날로 확대되는 시점에서 전투병과에서도 여성 장군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을 강력히 펼쳐왔다.

송명순 준장 진급 예정자 역시 여성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여성계에서 밀어주고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런 영광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남성이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면 여성은 전투의 승리를 전쟁의 승리로 이끌 수 있다”며 전투 후 지역을 안정시키는 민·군 작전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이를 통해 진정한 승리를 쟁취할 수 있기에 여군의 비중은 커질 수밖에 없음을 시사했다.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에서 외교안보를 전공하고 영어에도 능통한 송 준장 진급 예정자는 요직인 ‘합참 해외정보차장’에 발령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 6·25전쟁 와중에 9·1여자의용대 1기 491명으로 시작된 여군의 역사는 2010년 9월 말 현재 6300여 명(장교 3200여 명, 부사관 3100여 명, 간부 정원의 3.6%) 여군의 배출로 이어졌다. 부사관의 경우 1971년 10월 육군 여군하사관 후보생 1기 50명이 첫 임관 테이프를 끊은 이후 공군은 2001년, 해군은 2003년 여성에게 부사관 문호를 개방했다. 사관학교의 경우, 1997년 공사, 이듬해 육사, 바로 그 이듬해인 1999년 해사가 여학생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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