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발전기본법에는 여성 관련시설 조항(제33조)이 있다. 여기에 근거한 대표적인 시설이 ‘여성인력개발센터’다. 2001년 여성부가 신설되면서 노동부로부터 이관 받은 업무가 ‘일하는 여성의 집’에 관한 것인데, 여성부는 이를 ‘여성인력개발센터’로 명칭을 바꾸고 그에 대한 지원을 새롭게 강화했다.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여성단체가 설치·운영하는 대표적인 시설로, 주로 경력단절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초적인 직업훈련 및 전문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지금은 시·도지사의 지정을 받아 전국적으로 51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중 서울시에는 15개의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있다. 이들 센터의 사업은 여성단체들이 운영하는 대표적인 사업이기도 하다. 여성단체 자체의 주된 사업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일하는 여성의 집’은 ‘여성인력개발센터’로 전환되고 설비와 프로그램 면에서 양적·질적으로 향상되면서 여성부는 물론 서울시에서도 주력 사업으로 육성했다. 중앙과 지방 공히 직업훈련시설을 넘어 취업·창업 지원기관으로 여성인력개발센터의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그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일자리 창출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여성인력개발센터는 ‘다시일하기센터’나 ‘새로일하기센터’의 거점으로 각광을 받으며 2008년 제정된 ‘경력단절여성등의경제활동촉진법’을 실천하는 주요한 손발이 되고 있다.

한편, 또 다른 여성 관련 시설로는 여성사전시관이 있다. 여성 관련 자료의 수집·보존·전시 및 교육을 위한 시설인 여성사전시관은 서울여성플라자의 일부 공간을 서울시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2002년 12월에 개관했다. 전시관을 기획·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한명숙 여성부장관을 수행하여 일본의 ‘여성과 일의 미래관’을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뉴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년간 준비한 끝에 문을 열었다는 이 전시관은 축소 지향의 일본답게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시청각 미니어처 모형이 일렬로 전시돼 있어 일본 여성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거기에다 미래 비전까지 엿볼 수 있다. 남녀노소는 물론 외국인 어느 누가 보더라도 알기 쉽게 전시물이 제작되고 진열돼 있어 굳이 안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실제로 전시장에는 별도의 가이드를 배치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한 가지 인상적인 것은 일본 정부의 여성행정연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고 수십 년 동안 일본 후생노동성이 주관한 역대 부인주간 포스터가 고스란히 보관돼 있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여성정책 관련 사료가 잘 보관·전시되고 있었다. 우리의 여성사전시관에는 정부가 주관한 여성주간 포스터가 제대로 수집·보관돼 있지 않은 데다 여성정책연표에는 정부 활동이 민간 활동과 혼재돼 있어 향후 이에 대한 정부의 정리와 감수가 필요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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