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가족을 이야기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정’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기본적인 목표이고 원동력이다.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고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국가가 가장 중요하게 시행해야 할 정책이 되고 있다.

동아시아 16개국은 각국의 가족정책 국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4년부터 동아시아 가족 관련 장관급 포럼을 개최해 왔고, 우리나라는 이번 4차 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동아시아 14개국에서 장관급 6개국(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한국), 차관 등 고위급 8개국이 참가했으며, 참가한 인원은 총 70명이 넘었다. 이번 회의는 ‘위험한 환경에 있는 가족들의 역량 강화, 안전과 극복력 있는 가족 만들기’(Safe and Resilient Families: Protecting and Empowering At-Risk and High-Risk Families)라는 주제 아래 1차 고위급 회의와 2차 장관급 회의가 총 4일간 개최됐으며 ‘쿠알라룸푸르 선언’을 발표했다.

쿠알라룸푸르 선언을 통해 가족의 안녕과 평안이 모든 국가의 궁극적 목표이며 가족의 회복력이 필수고, 정부와 시민사회, 연구자 간의 협력과 노력이 있어야 함을 확인했다. 이러한 가족의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가족정책, 데이터, 연구, 역량 구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EAMFF(The East Asia Ministerial Forum on Families) 참가국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공약 실행을 모니터링 할 행동강령 논의를 위해 고위급 관계자를 지명하기로 했다.

각 국가가 발표한 정책 및 연구 중에서 인상 깊은 것은 호주와 싱가포르였다.

호주는 1980년부터 가족연구기관(Australian Institution Family Studies)을 가족법(Family Act)에 근거해 국책연구기관으로 두고 있었다. 이 기관의 장인 알렌 헤이어스(Alan Hayes)는 가족회복력을 위한 연구가 적시에 위험에 처한 가족의 아동양육지원정책과 제도를 시행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설명했다. 호주도 지난 30년간 가족 형태가 핵가족화, 아이 없는 가족의 증가, 가족 구성원의 감소, 한부모 가족의 증가와 같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었으며, 가족지원정책으로는 가족세금혜택, 육아휴직제도, 가족폭력방지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있었다.

싱가포르는 우리나라가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부모 교육을 하는 것처럼 가족생활센터(Family Life Center)에서 SFE(School Family Education) 프로그램을 운영해 부모에게 자녀와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고, 일과 가정의 균형, 재정적인 관리 등을 교육했다. 더 나아가 교사와 학생들에게도 가족의 가치 및 삶의 기술을 교육하고 있었다.

핵가족화, 이혼율 증가, 결혼의 감소, 저출산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이므로 이에 대한 각국의 가족정책 및 연구, 제도 등에 대한 정보 공유 및 협력을 통해 보다 나은 가족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과제라는 것을 느꼈다.

또한 적시에 올바른 자료 및 정보에 근거해 정책을 세워야 정책이 효율적이며 정책 실행 후 효과를 정확하게 평가해 그 결과를 다시 정책에 반영하는 시스템의 구축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이번 동아시아 포럼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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