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한승연 / 걷는 작가, 자유기고가
  • 승인 2010.11.05 11:35
  • 수정 2010-11-05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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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라는 별에서 찰나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그저 우연히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순례자일 뿐이다.

 

마치 유적지처럼 평지보다 깊게 자리잡은 혼타나스(Hontanas)의 마을.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dosage for cialis sexual dysfunction diabetes cialis prescription do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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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프라(Azofra)에서 출발해 그라뇬(Granon)에 도착했을 때의 일이다. 지난 밤사이 내린 비로 길은 온통 진흙길로 변해 있어 발이 천근만근 무거워진 데다가, 설상가상 길을 잃어 예상했던 것보다 3㎞나 더 헤맨 끝에 도착한 그라뇬의 알베르게(순례자 숙소)는 낡고 오래된 성당을 개조해서 만든 곳으로 저녁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고 한다.

나도 샤워하고 빨래를 널고 주방으로 내려갔다.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팔을 걷어붙이고 저녁상 차림을 돕고 있었다. 나도 감자를 썰고 양파를 다듬고 인원수대로 컵과 식기를 식탁 위에 세팅했다. 주인장 부부를 포함해 스물세 명의 사람이 야채와 감자, 초리소(Chorizo: 스페인식 소시지)를 넣은 따뜻한 수프와 참치 샐러드를 와인과 함께 나누어 먹었다. 저녁식사 중 알게 된 사실인데 이곳의 젊은 부부는 2주 동안 자원봉사를 한다고 한다. 그들 역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가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됐고, 지금은 해마다 휴가를 얻어 산티아고 순례길 위의 알베르게에서 자원봉사를 한다고. 비단 이곳뿐만 아니라 산티아고 순례길 위의 공용 알베르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들이었다. 그들은 먹고 자는 것만 제공받을 뿐 따로 급여를 받는 것도 아니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세계 각국의 순례자들을 도우며 그들과 경험을 나누는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공용 알베르게의 숙박비는 모두 5유로로 똑같지만 간혹 성당에서 운영하는 곳은 기부제로 원하는 만큼만 저금통에 넣으면 되는 곳도 있다. 토산토스(Tosantos)의 알베르게도 성당에서 기부제로 운영하는 곳인데, 그곳의 호세 할아버지는 이 길을 사랑한 나머지 하던 일을 그만두고 이 길 위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고는 매일 저녁 순례자들과 다 같이 저녁을 준비하고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행복을 나누고 삶을 이야기한다.

 

토산토스(Tosantos)를 향하는 길 위. 누굴까? 낡은 신발을 길 위에 가지런히 벗어 놓은 사람은….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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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묵은 그날도 고운 미성으로 성가를 한참 불러주시고는 각국의 순례자들에게 그 나라의 노래를 청해 들으셨는데, 대부분 성가나 전통민요 등을 부르는 듯했다. 왠지 숙연해지면서 평온하고 따뜻한 분위기. 그런데 내 차례가 돌아와 한국의 노래를 불러달라는 게 아닌가? 다행히 나 말고도 그날 한국 사람이 또 있었는데 그분이 한국을 대표해서 ‘도로남’을 구성지게 불러서 나도 모르게 빵 터졌다. 다들 내가 왜 웃었는지 궁금해 하는 눈치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도로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를 설명하자면 훈민정음부터 시작해야 할 터. 행복하고 유쾌했던 저녁식사의 기억을 뒤로한 채, 다음날 아침 센스티브 호세 할아버지의 눈물어린 배웅을 받으며 다시 길을 출발했다.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나는 삶에 대해,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그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순례자라는 이유 하나로 “부엔 카미노(Buen Camino: 좋은 여행)”라고 인사하는 사람들. 아니 순례자가 아니라도 이 길을 걷는다는 사실만으로 많은 사람은 순례자들에게 부러움과 축복의 인사를 건넨다. 그런데 우리는 알고 보면 누구나 인생의 순례자들이 아닌가? 지구라는 별에서 찰나의 삶을 살아가는 순례자들. 그러니 서로 이기겠다고 누르고 앞설 것이 아니라 각자의 길을 열심히 걸어갈 수 있도록 서로를 돌보고 격려해야 한다. 우리의 삶이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마무리될지 누가 알겠는가? 우리는 그저 우연히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순례자일 뿐이다.

누구라도 눌러야 위에 설 수 있고 그래야 인정받는 사회에서 살다가 나눔을 행복으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는 비로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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