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활동시기 길어져 자괴감 빠질 수 있어

성인이 되어도 부모의 경제적 뒷받침으로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아 부모 품에서 기생한다는 뜻의 캥거루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긴 요즘. 이들이 경제적 자립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비아냥도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정년퇴임을 목전에 둔 부모에게 다 큰 어른이 손을 벌리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이 부모님이 일하고 자녀가 노는 가정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해 본 결과 과반수가 넘는 63.5%가 해당됐다고 밝혔다.

온라인회원 20~30대 구직자 710명을 대상으로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구직활동을 하는 ‘일하는 부모님, 노는 자녀 가정’에 속합니까?”라는 설문을 진행한 결과였다고 덧붙였다.

부모님께 금전적인 지원을 받는 것에 대해서 부담을 느끼는 응답자는 76.5%였으며, 그 이유로는 ‘부모님이 고생만 하시는 것 같아서’(36.2%)가 가장 많았다.

이런 이유로 구직자들은 부모의 부담을 덜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취업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

실제로 ‘빨리 취업하도록 눈높이를 낮춘다’(64.6%, 복수응답)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취업 공백 줄이려고 묻지마 지원을 한다’(30.7%) 고 말하는 응답자들이 상당수였다.

그러나 적성과 비전을 고려하지 않은 지원이 인사담당자들에게는 좋게 보일 리 없다. 실제로 대부분의 인사담당자들은 마구잡이식 지원자들을 서류전형에서부터 배제시키는 경향이 있다.

사람인 임민욱 홍보팀장은 “일단 지원서를 넣고 보자는 지원자의 심리를 인사담당자가 모를리 없다”며 “기업명이나 분야만 바꿔 쓴 지원서는 1차 서류전형부터 통과하기 어렵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원인을 파악하지 않고 마구잡이식 지원을 계속하다보면 구직자들은 공황상태에 빠지기 쉽다. 임 팀장은 “구직기간이 길어지면 구직자 스스로 자괴감이 들기 마련이다. 심리적으로도 마이너스가 되니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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