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어두기’식 투자 대상으로 빌딩 선호

아파트, 토지 등 대부분 부동산 시장이 가격 하락과 거래 실종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빌딩 매매시장만은 ‘나홀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강남 등 핵심 지역의 경우 올 상반기 빌딩 거래 건수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늘어났을 뿐 아니라 매매가격도  소폭 상승하는 등 부동산 불황의 무풍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 강남지역의 선전이 눈에 띈다. 이 지역은 거래 건수가 35건으로 전체 거래의 70%를 차지했다. 또 이 지역의 거래 금액과 면적은 각각 전체의 52%, 44%에 달했다. 이같이 강남지역 빌딩 거래가 활발한 것은 개인 자산가들의 강남 선호 현상이 여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지역에서 올 상반기 중 새 주인을 찾은 빌딩은 대부분 자금 여력이 풍부한 국내 기업들과 개인 자산가들이 사옥용이나 투자용으로 사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강남지역 중소형 빌딩 매매시장이 불황기를 버텨내는 ‘힘’으로 몇 가지 요인이 지적된다. 우선 강남 빌딩을 대체재가 아닌 필수재로 인식하는 매수세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명품 매장을 필요로 하는 패션, 뷰티, 고품격 인테리어 업체들의 경우 본사 사무실이나 직영 매장을 청담동 일대에 둬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또 고급 외제 승용차, 식음료 업체 등도 투자 목적이 아닌 사용 목적에 따른 필요로 장기적 안목에서 강남 빌딩을 보유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이 같은 실수요가 강남 빌딩 시장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에 불황기에도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둘째는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입지를 굳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지난 5~6년간 거침없는 고공행진을 거듭해 온 빌딩 매매시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소 소강국면을 보이고 있으나 다른 부동산에 비해서는 불황 여파에서 한발 비켜 서 있는 느낌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경기상승 국면에 가장 먼저 오름세로 유턴할 부동산으로 빌딩을 꼽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주거시장이 아무리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더라도 압구정 현대아파트나 한강변 반포 재건축 단지가 견조세를 유지하는 것처럼 강남 핵심 지역의 빌딩 또한 웬만한 불황에는 끄떡없는 안전자산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강남 핵심 지역 빌딩 시장을 불황에 가장 늦게 반응하는 반면 호황기에는 가장 먼저 회복세를 보이는 부동산 상품으로 꼽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다른 대부분의 부동산은 2008년 상반기에 이미 불황 국면에 들어갔으나 강남 빌딩 시장은 4·4분기  이후에나 불황의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유동성, 특히 중견기업이나 개인 자산가들의 유동성 및 자금 여력이 흘러넘치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유동성의 물꼬를 터줄 만한 마땅한 투자 대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과거 부동산 투자의 주류를 형성해 왔던 아파트 투자의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자산가들이 중장기 저축성 투자, 이른바 묻어두기 투자 대상으로 빌딩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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