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성매매 예방교육을 참관했다. 취업 준비며 입시 대비에 한 시간도 아까울 여고 3학년 교실이지만 곧 성인이 됐을 때 실제 삶의 환경을 고려한 선생님들의 배려로 어렵게 마련된 자리였다. 간혹 답안지를 맞추고 옆의 친구와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사이로 강사는 집중도를 높여간다.

성매매인 것과 아닌 것을 나름 구분해보는 훈련을 위한 교육용 카드가 건네진다. “아, 저거 우리 동네에 있는데”라는 말이 들려 돌아보니 지하에 있는 이용원 간판이다. 거기에는 “주차해 드립니다” “벨을 눌러주세요”와 같은 ‘친절한’ 문구가 있다. “베트남 숫처녀 소개해드립니다”라는 카드를 두고는 갑론을박이 진행된다. 국제결혼일 뿐이라는 의견과 성을 사오는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딴짓에 한참 몰입해 있는 듯 보였던 어떤 학생도 한 슬라이드 앞에서는 “불 꺼요!”라고 외친다. 고등학생들이 해외 수학여행 중에 단체로 성매매 업소를 들렀다는 몇 년 전 기사였다. 어이없다는 반응들이다. 단순히 호기심에서 해본 일이라는 말에서 학생들은 심각해진다.  집결지 성 구매를 하나의 성인 남자가 되어가는 입문 과정 정도로 치부하는 남성문화에 대한 열띤 비판이 이어진다.

이런 대화의 시간이야말로 ‘성’이란 이름의 필수 교과, 즉 여성에 대한 성 상품화를 비판하면서, 자기결정권이나 관계에 대한 책임과 배려에 대해 기본 바탕을 심어줄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성매매 예방 교실에 참여한 남학생들에게는 나중에 혹시 직장에서 끼리끼리 어울려 성 구매를 하자는 집단적인 압력이 행해질 때 어떻게 거절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많은 수가 “애인이 있다”고 한다거나 “동성애자라고 한다”고 답한다. 애인을 성적 대상화하지 않고 그 질문에 답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또는 ‘동성애자’라는 말을 통해 함구시키는 전략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 “나는 폭력적인 성적 관계를 거부한다”라고 간명하게 말할 수는 없는 것일까?

성매매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개개인 안에서 성의식이 제대로 성장해 우리 사회의 문화적 후진성을 떨쳐내는 것이 중요함은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집단적으로 행하는 성 구매에 대해 자신만의 방어 논리를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고 본다면 그러한 답변을 위해 우리는 거듭 자신과의 대화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자신이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성을 구매하겠는가라는 둘째 질문에 ‘당연하지요, 공짠데’라고 한다. 그것은 위의 질문에 대한 진솔하거나 숙고된 대답이라기보다는 즉흥적이고 치기어린 대꾸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그 사안이 아직 자신의 문제가 아니며 가까운 미래의 일이 아니기에 준비된 답변을 하기에는 이른 상황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돈이 있어서 성을 살 수 있지만(혹은 호기심 차원에서 한번 그러고도 싶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려는 태도나 인식은 이때부터 준비돼야 한다.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자유’의 과목이나 인격적이고 평화로운 관계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비폭력’의 과목은 일반 교과목을 넘어서는 상위 차원의 과목이다. 

성 구매가 여성에 대한 폭력이자 자신에게는 부자유로 돌아오는 부메랑이 아닌가라는 주제가 ‘성매매 방지법’이 제정된 지 6년이 흐른 오늘 우리 모두가 받아 든 시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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