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대륙, 인간의 소박함 그렸죠”

 

화가 김정자(오른쪽)씨가 전시회장을 찾은 가봉 대사의 부인과 포즈를 취하고 잇다
화가 김정자(오른쪽)씨가 전시회장을 찾은 가봉 대사의 부인과 포즈를 취하고 잇다
“드넓은 바다, 솟아오른 야자나무,  비취색 하늘, 어디를 보나 산처럼 쌓여있는 노란 바나나와 망고까지. 아프리카를 처음 본 순간, 한눈에 반했답니다.” 검은 대륙에서 25년간 생활하며 줄곧 아프리카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온 화가 김정자(66)씨가 개인전을 열었다. ‘내 사랑 아프리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서울 신사동 갤러리 LVS에서 7월 2일까지 열린다.

“붓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되던 순간이 있었어요. 그때부터 항상 바닷가에 나가 스케치를 했어요. 자연에서 색이나 아름다움의 조화에 대해 많이 공부했죠.”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작품 활동을 하며 미술학원을 운영하던 화가는 1978년 34세에 아프리카 중서부 적도선상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가봉으로 이민했다. 남편의 직장 때문에 한 선택이었지만, 그에게 아프리카 대륙은 화가로서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천국’이었다. 

“당시 아프리카에는 동양인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가르치던 학교의 아이들은 저의 길고 찰랑이는 머리를 참 신기해했어요. 이론이나 책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에서 영감을 얻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던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김씨는 1983년부터 84년까지 가봉의 국립 사범학교의 교사로 재직, 87년부터는 가봉 예술전문대의 미술과 교수직을 맡아 2003년 정년퇴직 후 귀국, 작품 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 아프리카에 거주하던 때부터 한국에 돌아온 지금까지 연 개인전만 해도 17회에 이른다. 

“검은 색 피부에 감겨져 있는 색색깔 아름다운 무늬의 옷을 입은 모습이, 마치 초록 잎에 핑크색 꽃을 숨기고 있는 꽃인 ‘부겐빌리아’(남아메리카 원산의 분꽃과에 속하는 덩굴 식물)를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이번 전시에서 “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실제로 그의 그림에는 아프리카의 광활한 자연이 생생하게, 또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향토성과 소박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비하면 저의 표현은 한없이 부족하겠지만, 죽는 날까지 그 아름다움을 그리움으로 남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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