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여성 부시장 나올까
민선 5기, 여성 부시장 나올까
  • 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10.06.11 14:07
  • 수정 2010-06-11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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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서울 부시장·경북 부지사 유력해
여성계가 끈질기게 요구하다 결국 거의 단념해버린 광역지방자치단체 여성 부단체장 탄생이 7월 출범하는 민선 5기 지방정부에서 의외로 쉽게 문제가 풀릴 것 같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정무직 부시장직에 ‘여성’을 깜짝 발탁할 것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데다 김관용 경북도지사 당선자 역시 “전국 최초로 여성 부지사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욕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 당선자의 경우 측근에 따르면, 여성신문이 선거 기간 중 보낸 “여성 부시장을 임명하겠느냐”는 질의에 당선자 스스로 “‘찬성’이란 의사를 직접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질의서는 여성 정책관과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질의 10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 중 여성 부시장 관련 질의가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오 당선자가 선거 공약엔 여성 부시장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 재임 기간 중 ‘여행’(女幸) 프로젝트를 서울시 대표 여성정책으로 키워낸 데다가 이번 선거에서 한명숙 후보와 접전을 치르면서 ‘여성’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했을 것이란 사실을 들어 서울시 최초 여성 부시장 탄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단, 후보자는 여권 인사들조차 추측이 무성할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 있어 예상 외의 깜짝 인물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짙다. 

김관용 당선자의 경우, 공약에서부터 당선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여성 부지사 임명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여성 부지사의 역할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지만, “서민이 대접받는, 차별 없는 열린 공동체 경북”이란 기본 콘셉트를 제시하고 있어 지역 화합과 갈등 극복, 민생복지 부문이 주요 업무 분야가 될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지역 여성계는 “김 당선자가 재선으로 조직 기반이 탄탄해 이번 선거에 굳이 여성이 들어가 기여할 부분이 별로 없었다”며 수면 위로 떠오르는 여성 인사조차 없는 상태라 “도지사 임기 내에 실현하겠다는 의지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밖에 염홍철 대전광역시장 당선자는 공약에 ‘여성·가정·복지’를 챙기기 위해 ‘여성특보제’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다른 광역자치단체장들은 여성신문의 여성 부시장 임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여성계의 요구가 별로 없어서” “사안이 중요하다면 지금부터라도 검토해보겠다” “정무직이라면 충분히 검토할 여지가 있다” 등의 답변을 내놨을 뿐이다. 특히 재선 당선자의 경우, 이미 기존 인력이 부단체장을 맡고 있는 상태이기에 거의 가능성이 없다는 답변이 많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각 광역자치단체별로 행정·정무 직에 부단체장 임명이 가능한 수가 2~3명에 이르기에 이 중 1명은 필히 여성으로 할당해야 양성평등 지자체로의 도약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임명에 권한을 행사하는 행정 부단체장의 경우, 부시장이나 부지사에 오를 수 있는 일정 부분의 자격 요건을 충족시킬 여성 행정인력이 별로 없지만 정무직의 경우엔 단체장의 의지로 여성 부단체장 임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때 여성 부단체장은 상징성을 넘어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1급 이상 고위직이어야 본래의 양성평등 취지를 살릴 수 있다. 간혹 여성특보의 경우라도 이 조건이 충족된다면 여성 부단체장으로 가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지자체에서의 부단체장의 역할과 권한은 하기 나름이라는 의견도 많다.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정무 부시장을 맡았던 18대 정두언 국회의원이 대표적인 경우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한국선거학회 회장)는 “부단체장에 여성할당을 주장하는 것은 현 정부 내각에 여성 30% 할당을 주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나 성별 균형감각이 함께 요구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김은경 박사(한국여성정책연구원)는 “지방의회 조례나 행안부 소관의 지자체 관련법에 고위직 여성할당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해 여성 부단체장 같은 고위직이 단체장 임기가 끝나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상설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전문가들은 여성 부단체장의 탄생이 한 특정 인물의 명예를 넘어 지역의 여성 대표성을 높이는 동시에 여성정책 역량과 지역 내 여성 네트워크 강화 효과까지 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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