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유리천장, 네트워크로 뚫는다
여성 임원 40명 멘토로 나서…남성 임원 6명도 첫 참석
리더 꿈꾸는 중간 관리직 250여 명 고민 풀어낸 시간
“저도 아이가 어릴 때는 남편마저 외국에 나가있어 굉장히 힘들었어요. 제가 선택한 방법은 아이들에게 자립심을 키워주는 거였어요. 원칙을 정해서 아이들이 꼭 지키도록 도와줬지요.”(류귀정 KT 부장)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은 양보다는 질이 중요해요. 엄마가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함께 있는 시간에 최선을 다하세요. 특히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게 많은 도움이 되더군요.”(최신애 한국리서치 부사장)
국내 여성 임원들의 모임인 WIN(Women in Innovation)과 여성가족부가 5월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제3회 차세대 여성 리더 콘퍼런스(사진)’에서 여성 직장인들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 해법을 찾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행사에는 여성 임원 50여 명과 여성 중간관리자 250여 명 등 모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삼성전자 안승준 인사담당 전무 등 남성 임원 6명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모임은 이야기꽃이 만발해 오후 5시에 시작한 행사가 밤 10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손병옥 WIN 회장(푸르덴셜생명보험 부사장)은 인사말에서 “WIN을 통해 서로 살아있는 얘기를 나누기를 바란다”며 “참석한 분들이 내가 혼자가 아니구나, 외롭지 않구나, 동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후원한 여성가족부 김교식 차관은 축사를 통해 “정부에서도 여성이 행복하기 때문에 우리 국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의 여성 지위가 세계 여성 지위의 모델이 되도록 여러분들이 역량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모임은 숙명여대 전 총장인 이경숙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의 강연과 직장에서 성공을 꿈꾸는 중간 리더와 이들을 이끌어주기 위한 임원들 간의 네트워킹을 다지는 그룹 멘토링 순으로 진행됐다.
강연에 나선 이경숙 이사장은 ‘21세기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섬김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그들의 잠재력을 키워주며 이끌어주는 것이 바로 섬김의 리더십이며 누구나 섬기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섬김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역할 모델’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훌륭한 리더의 모습을 보고 배워야만 자신도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 이 이사장은 “서로 가치관이 맞고 잘 통하는 멘토와 멘티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대표적인 여성 리더의 조언을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우고 열심히 메모를 하며 강연을 경청했다.
강연이 끝난 후 이어진 그룹 멘토링 시간에는 1명의 멘토와 5∼6명의 멘티가 둘러앉은 45개의 테이블마다 열띤 대화가 오갔다. 이들은 일과 삶의 균형과 전략적 사고 등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고민을 풀어냈다.
멘토로 나선 선배들은 자신들이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해결했는지 노하우를 소개하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WIN은 콘퍼런스 이후에도 홈페이지(www.win.or.kr)를 통한 온라인 멘토링과 지속적인 콘퍼런스 개최 등 다양하게 여성 직장인들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