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에 도전한 한국 영화에서 여성의 변화를 읽다
칸에 도전한 한국 영화에서 여성의 변화를 읽다
  • 김남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5.28 12:28
  • 수정 2010-05-28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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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물레야 물레야’부터 2010년 ‘시’ ‘하녀’까지

 

2010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하녀’와 ‘시’의 한 장면.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2010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하녀’와 ‘시’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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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일 세계 최고 권위의 칸 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한국 영화가 칸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84년 제37회로 비교적 늦은 편이다. 1998년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리면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해 최근에는 세계의 영화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나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칸 영화제에 진출한 우리 영화들이 여성을 다루는 관점도 초기의 오리엔탈리즘과 여성을 왜곡하는 측면에서, 최근에는 여성의 현실을 반영하고 고발하는 시점으로 변했다.

초기 ‘물레야 물레야’ 등 여성 왜곡 심각

1984년 칸 영화제와 처음 인연을 맺은 한국 영화는 이두용 감독의 ‘여인 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로서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적인 영화다. 배우 원미경이 주인공으로 망자와의 결혼, 겁간, 씨내림의 강요 등으로 기구한 일생을 살다가 결국 자결하는 조선시대의 여성을 그렸다. 

순천향대 영화애니메이션전공 변재란 교수는 “당시 한국의 역사를 다룬 소위 말하는 ‘전통적인 영화’들은 여성을 착취하고 이용되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서구사회의 관심을 받았다. 서구인의 시각에서 아시아만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요소로 ‘여성’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때부터 이후 15년간은 1989년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외에는 초청된 작품이 전무하다.

1998년 이후 33편 출품

여성문제 관한 시각 진일보

한국영화와 칸과의 관계는 1998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리면서부터 급속도로 진전되기 시작한다. 이후 지난해까지 12년에 걸쳐 경쟁부문 8편, 비경쟁부문 25편으로 총 33편의 작품들이 출품됐다.

칸 영화제의 수상 여부는 작품의 질뿐 아니라, 국제적 위상이나 분배의 약속과 관계가 있다. 한국도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약소국으로서의 배려를 받은 측면을 배제할 수 없으나, 최근에는 국제사회에서 한국 영화가 굳건히 자리 잡았다고 평가받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영옥 실장은 “최근에는 국력이 급격하게 신장하면서 제국의 시선에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가 없어졌고, 더불어 여성의 현실을 왜곡할 만한 소지가 있는 영화들이 매우 줄었다”고 말했다.

올해 ‘시’ ‘하녀’ 등 위상 최고논란 속 여성문제 성찰 돋보여

올해 한국은 칸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 중 하나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의 후보로 ‘시’(감독 이창동)와 ‘하녀’(감독 임상수) 두 작품이 선정되고 ‘시’는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칸에서의 한국 영화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권은선 수석프로그래머는 “최근에는 남성 감독들도 반여성적이거나 여성 폄하적인 영화가 더 이상 시장과 영화제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여성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는 통찰력을 가진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나 ‘하녀’ 등이 여성의 현실을 왜곡하고 단순화하는 측면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노년의 여성, 계급과 자본에 의해 소외된 여성의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한다.

김영옥 실장은 “영화 ‘시’는 노년의 여성의 심리적 갈등, 가족 문제, 삶의 윤리성 문제 등을 시라는 매개물을 통해 표현했지만, 실제 현실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로, 리얼리티가 더 보충되어야 한다. 그러나 윤리적 감수성의 회복을 호소하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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