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보면 국제경제가 보인다
금값 보면 국제경제가 보인다
  • 박원배 / 어린이 경제신문 대표
  • 승인 2010.05.20 12:16
  • 수정 2010-05-20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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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제 금값이 계속 ‘사상 최고’의 기록을 깨고 있다.

금값의 동향은 이제 아주 중요한 국제 뉴스다. 금값이 세계 경제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이 사실상의 통화(De-facto currency)가 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서 금은 귀금속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금값으로 읽는 국제 경제, 우선 주목할 것은 ‘뛰는 금값’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시세는 온스당 122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금값이 오르는 이유는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금값의 고공행진은 최근 그리스 재정위기에 따른 불안감으로 더욱 높아졌다. 경제가 불안해지면 사람들은 안전한 투자 방법을 찾는다. 그게 바로 금이다. 왜 그 대상이 금일까? 다음의 질문에 답이 있다.

“금을 갖고 있어 봐야 이자가 붙는 것도 아닌데, 왜 사람들은 금을 소유하려고 할까?”

미국의 달러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상황과 관계가 깊다. 미국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서 자국 기업들을 살리겠다며 달러를 너무 많이 발행했다. 당연히 달러 가치는 떨어졌다. 사람들은 더 이상 달러를 투자 대상으로 보지 않게 됐고, 달러의 자리를 금이 차지하게 됐다. 금의 수요는 급증했고, 가격은 오르기만 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전문가들 중에는 “앞으로 10년간 1온스에 2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금값의 상승세와 관련, 최근 언론 보도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 “인플레이션의 헤지 수단”이다. 인플레이션은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물가가 오르는 현상, 헤지(hedge)는 ‘울타리’ ‘손실에 대한 방위책’을 뜻하는 말이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은 인플레이션의 손실을 막는 방법으로 금을 산다는 뜻이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저금리 상태를 말한다. 금리는 ‘돈의 가치’. 지금 세계적으로 화폐의 가치는 낮은 상태다.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높지만 어느 나라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태다. 저금리 구조를 유지해야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금리를 올렸다가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던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고, 이것은 정치적으로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저금리 구조에서 경제 회복세는 물가상승으로 국민의 삶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세계 각국은 ‘물가보다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고, 이런 기조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한동안 국제적으로 이슈가 됐던 ‘출구전략’(불경기에서 호경기로 접어들 때 금리 인상 등을 통해 물가 안정을 꾀하는 정책)에 대한 말이 싹 사라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플레이션 상태에서 화폐를 갖고 있다는 것은 앉아서 돈 까먹는 일이나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울타리를 치려면(hedge) 화폐자산을 실물자산으로 바꿔야(투자) 한다.

투자의 대상이 과거 부동산, 주식에서 지금은 금으로 바뀌었고, 금은 한정된 자산이기 때문에 가격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 지구촌 어디에서든 ‘불안한 뉴스’가 나오면 금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이쯤에서 생기는 아주 단순한 궁금증 하나. ‘금값이 오르면 공급을 늘리면 되지 않을까?’ 금은 귀금속과 산업용으로 아주 유용하고, 얼마든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전 세계의 금을 다 합쳐봐야 15만 톤 정도에 불과한 아주 희소한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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