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비적 대표 작가 43명 중 여성은 3명에 불과
기념비적 대표 작가 43명 중 여성은 3명에 불과
  • 정필주 객원기자 myvirtual@paran.com
  • 승인 2010.04.30 10:41
  • 수정 2010-04-30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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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비불균형 ‘예술 등용문’ 비판…총 327명 중 여성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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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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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기관의 예술부문 최장수 기획전이자 젊은 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해온 ‘젊은모색’전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4월 17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시작한 ‘젊은모색 삼십(三十)전’은 지난 30년간 2년마다 열린 ‘젊은 모색’전에 참여한 작가들을 다시 불러모은 자리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작업이 소장되지 않았을 것, 국립현대미술관의 다른 기획전에 참여한 적이 없을 것, 상업 화랑의 지원을 받고 있지 않을 것 등의 조건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예술 등용문으로 꾸준히 자리매김 해온 ‘젊은 모색’전은 30여 년 동안 총 327명의 신진 작가를 발굴했으며, 이들은 한국 미술계의 대들보로 성장해왔다. 이번 전시는 이 327명의 역대 참여 작가들 중 새롭게 43명을 추려 그들의 대표작 150점을 2개월여에 걸쳐 선보이는 30년 성과의 총결산적 성격의 전시회다.

그런데 이 43명의 대표 작가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327명의 참여 작가들, 나아가 한국의 모든 예술가들을 대표하는 이들답게 나이부터, 작품 경향, 주제 등에서 어디 한군데 치우침이 없는 43명의 선정 작가들이 유독 ‘성비’에서 만큼은 치우침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43명 중 여성 작가는 이수경과 정서영, 김정욱 단 3명이다. 총 327명의 역대 참여 작가들 중 남성 작가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낮았던 2002년 공예 전시를 포함시키더라도 역대 여성 작가의 비율은 고작 30%에 불과한데 이 비율마저 지켜지지 못한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작가 발굴노력의 30년 역사를 정리하는 뜻깊은 전시회에 여성 작가가 고작 3명, 전체의 약 7%에 그친 이유는 무엇일까. 젊은 여성 미술가들을 발굴하는 것에 어떤 어려움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이번 전시를 기획한 국립현대미술관 이추영 학예연구사는 전시작품 선정 과정에서 “작가에 대한 미술사적 평가, 작가의 역량, 전시실의 공간” 등을 고려하면서도 “국립현대미술관의 최근작이었던 ‘신호탄’ ‘박하사탕’전과 겹치는 작가를 제외하다보니 여성 작가의 비율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또한 “전시를 기획하면서 작가의 성별을 따로 생각해본 일은 없지만 미술대학에는 여학생이 많은 데 비해 실제로 전업 작가로 작업을 지속하는 여성의 수가 적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최근의 전시들과 중복되는 작가들을 제외하는 과정에서 여성 작가들의 비율이 줄었다는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30여 년의 긴 역사에서 고작 3명의 여성 작가만이 기념비적인 30주년 전시에 포함되었다는 것은 한국 미술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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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교수(서울대 서양화과)는 “이번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이 30년간 발굴한 젊은 작가에 대한 회고전 성격을 갖는 것이니 만큼 회고전에 참여한 남녀 작가를 뽑은 기준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어서 “작품 선정이 이른바 예술성을 기준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면 이번 회고전에서 여성 작가의 비율이 낮은 것은 프랑스의 문화사회학자인 부르디외가 말했던 문화적 능력(cultural competence)이 여성들이 적다는 얘기밖에 안 되는데, 그러면 ‘남성 작가의 작품성이 더 좋다는 것인가?’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변을 위해서라도 현대미술관이 선정 기준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 대학교의 디자인(디자인일반, 산업디자인, 시각디자인, 패션디자인, 기타 디자인), 응용예술(공예, 사진, 만화, 영상), 미술(순수미술, 응용미술, 조형) 전공자 중 여성의 비율은 전체의 64.45%다(‘교육인적자원 교육통계연보 대학교 계열별 학생 수’ 2008년). 그러나 실제로 미술계에서 활동하는 여성작가의 비율은 ‘2006 시각예술인 실태조사 및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33%에 불과하다. 정리하자면 미술대학에서의 남녀 비율이 대략 3:7이라면, 실제 전업미술가로 살아남는 남녀비율은 대략 7:3으로 역전되는 성별비율 기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젊은 모색’은 1981년에 시작된 ‘청년작가전’이 그 시초로 1990년을 기점으로 지금의 ‘젊은 모색’으로 명칭을 바꾸어 2008년까지 계속되었다. 기존의 젊은 작가 선정방식을 벗어나 2년 후에는 새로운 운영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시는 6월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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