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JPG

-선생님, 성교육해 주세요.

-너희들이 알고 싶은 게 뭔데?

여기저기서 ‘뼈와 살이 무너지는 밤’, ‘만두부인 속터졌네’... 난

리 났다.

-자신이 알고 싶은 게 뭔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

서로 눈치만 보다 용감한 몇몇이 묻는다.

-남자는 여자하고 자보면 여자가 처년지 아닌지 안다는데 그게 정

말이에요?

-오랄 섹스가 뭐에요?

-영화에서처럼 응, 그거... 세-엑스는 그렇게 황홀해요?

킥킥킥

-너희들이 평소 하이틴 로맨스, 여성 잡지를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

알만해. 자기 이야기는 쏙 빼놓고 어디서 주워들은 말만 하는 것 같

은데?

-......

-아무래도 다른 사람이 의식되는 모양이지? 말하기가 곤란하다면

궁금한 거, 고민되는 문제들을 적어 보는 게 어때?

-좋아요!

평소에 뭐든 쓰라면 질색인 아이들이 제법 진지하게 적는다.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피임’이다.

남자가 피임을 하기 싫어하면 여자가 어떻게 피임해야 하나요? 피

임기구의 구체적인 사용법을 알려 주세요. 피임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콘돔 사용법을 정확히 알려 주세요. 가임기가 정확히 언

제인가요? 등...

그 다음으로 비중을 차지하는 건‘이성교제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다.

남자는 왜 여자를 만나면 자꾸 접촉하려고 하나요? 손 만지려고 하

고 키스하려고 하고 포옹하려는 이유가 뭘까요? 남자는 왜 야한 잡

지를 좋아하나요? 남자 친구가 접촉을 원하는데 어디까지 해야 하

는가요? 솔직히 나도 싫은 건 아닌데, 그럴 땐 어떻게 표현해야 하

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남자들은 순결을 지키지 않으면서 왜 자기

여자의 순결은 그렇게 강요하는 건지요? 남자친구가 성관계 원하는

데 여자는 원치 않을 때, 어떤 식으로 말해야 남자의 마음을 상하지

않으면서 마음을 바꾸게 할 수 있을까요? 어떤 때 남자는 성적으로

흥분하나요? 여자가 먼저 성관계를 원할 수도 있는데 꼭 남자가 하

자고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먼저 성관계를 원

할 때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만약 강제로 또는 순간적으로 이성

을 잃어 성관계를 맺게 됐을 경우 임신이 됐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또 임신이 됐을 경우 아무도 모르게 아이를 지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병원을 간다면 보호자가 있어야 할 텐데 보호

자 몰래 할 수는 없나요? 서로 성관계를 원하는데 학생이란 신분과

주변 상황이 이들을 허락치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자위행위나 동성애에 대한 관심 또한 높다. 자위행위는 나쁜 건가,

수치심에서 어떻게 벗어나나, 많이들 하는 건가... 동성애의 감정을

느끼는데 이상한 건가, 동성애는 나쁜 건가... 그 외에도 성관계는 구

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 성병은 왜 생기는지, 성폭력을

당했을 때 어떻게 하나, 여자가 거부해도 성폭력을 당하는가? 오르

가즘은 뭔가, 성은 영화에서 처럼 정말로 그렇게 황홀한 건가, 성적

쾌락을 즐기는 건 나쁜 건가...

평소 내성적이고 얌전한 한 녀석이 남자친구와의 고민을 적은 글이

다.

나와 그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깨끗하고 건전한 이성교제를 원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이 되는 것은 막상 어느 때가

되면 서로 자제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19,18살... 성욕은 너무 지나

친데 비해 자제력은 너무 약한 나이다. 서로에게 상처를 줄까 불안

한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다. 주변에 우리처럼 가깝게 지내다 성관

계를 가진 커플을 너무 많이 봐 왔다. 낙태수술 등등도... 나도 언젠

가 이런 성관계를 가질까 불안하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호기심에

의한 ‘성’이 아니다. 만약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

야 하는가, 그게 알고 싶다. 건성으로 조심하라는 가르침이 아니라

내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날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이고 자세한 방법 말

이다. 비디오방, 노래방 같은 곳에 가지 말라는 그런 게 아니라 어느

선에 도달했을 때의 적절한 태도나 혹은 실수했을 때 처리할 수 있

는 방법이다.

cialis coupon free cialis trial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