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대학입시에서도 암기 위주의 시험을 지양하고 있는데, 그렇게 대학을 들어온 학생들이 아직도 암기위주의 시험을 보고 있다는 것은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5월 16일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이색 전시회는 이러한 우리의 대학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몇 년 간의 시험문제와 모범 강의노트인 ‘족보’, 복사기 1대가 나열된 이 전시회는 현 대학의 학생들이 어떻게 해서 학점을 받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학에서 배운 이론과 자신들의 창의성을 덧붙여 연구해야 하는 대학의 교육과정은 대대로 내려져오는 족보대로 레포트를 작성하고 시험을 준비하는 ‘타성’으로 얼룩져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학의 시험은 단순한 암기력을 테스트하는 결과 밖에 되지 않는다. 대학측은 신입생을 선발하는 과정만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서 선발한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과정도 과감하게 개선하여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족보를 아무 문제없이 베끼는 학생들의 의식도 전환되어야만 대학이 훌륭한 사회인을 배출해내는 산실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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