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된 스트레스가 홧병으로 발전

 

홧병클리닉을 열어 환자를 보다보면 직장인들이 방문하여‘우리도 홧병이다’라는 하소연을 간혹 듣게 된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전형적인 홧병은 우리의 문화나 가족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되어 왔고, 직장인들이 비록 스트레스를 받기는 하지만 하루하루 업무 후에 술자리 등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집에 오게되면 어느 정도 대접을 받아 스트레스를 푸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과거 우리의 산업역군이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그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가정이라는 안식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지면서 직장의 생활은 도리어 더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 되어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일일 것이다. 직장의 일은 예전보다 상당히 원칙적이고 융통성이 없어 직장인으로 하여금 여유를 가지기 어려운 상태로 만들어놨다.

경제적·대인관계 등에서유발된 스트레스가 원인

우리 나라의 교육제도의 문제일 수는 있겠지만 중고등학교 시절 통제된 생활을 하다가 대학에 가서 갑작스러운 자유가 주어지고, 흔히 대학이 자신의 인생의 틀을 만들며 학문을 하는 곳이 아니라 자칫 방종하기 쉬운 생활을 한 후에, 직장에서는 다시 통제되고 원칙론적인 사회에 적응하기를 강요 받게된다.

직장생활 가운데 홧병에 걸리기 쉬운 경우는 다음과 같은 경우이다.

첫째, 직장인들이 처음에 직장을 다니다 보면 업무를 익히고, 회사생활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하다보면 별달리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지만, 보통 4-5년 정도 지나게 되면 회사에 대한 자신의 적성, 주위사람으로부터의 능력의 인정 등 어려움에 노출되게 된다. 이 시기는 자신이 직장생활을 계속할지를 판단하는 시기로 장래에 대한 불투명의 문제로 어려움에 빠지는경우가많다.

둘째,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에 이르면 크게 두 가지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우선 경제적인 문제를 들수 있다. 이 시기는 자녀의 중고등학교 시기로 자녀의 교육문제 뿐 아니라 자녀로부터의 평가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시기인 것이다. 또하나는 역시 승진에 대한 부담감이다. 명에 퇴직의 문제나 승진에 대한 부담감은 자신의 진로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심판으로 회사일에 충실한 만큼 정신적인 고민도 그 만큼 많아지는시기이다.

셋째, 스트레스란 기본적으로 대인관계에서 파생된 문제로 대인관계를 많이 해야하는 직책을 가진 사람은 그만큼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흔히 인사문제나 노무 부서, 또는 영업직과 같이 사람과 의 관계가 자신의 일인 경우에 그러한 스트레스는 더욱 크다고 할수있다.

넷째, 일에 대한 단순화된 문제이다. 흔히 단순한 일이 복잡한 일에 비하여 스트레스가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스트레스를 연구한 여러 보고에 의하면 단순 작업을 하는 근로자가 정신노동을 하는 사람에 비하여 스트레스 수치가 더높다고 보고되어있다.

사회의 안정화가 해결방안

스트레스는 요즘 사람들이면 누구나 느끼는 공통적인 문제이기는 하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 옳은 말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회가 안정화될 필요가 있다. 변화가 많은 사회에서는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모든 일에 원칙이 있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직장을 다니면서 이 직장이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면 그 직장은 이미 직원을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며, 업무나 다른 여러 문제에 있어 모든사람이 공감하는 방향으로 회사가 나가야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선진국 사람들이 많은 취미와 부전공을 갖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이한가지에 집착하여 일을 하다보면 정신을 다른 곳으로 돌릴 겨를이 없고, 시간이 나면 단지 머리를 멍청하게 쉬게 놔두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우리는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닌 일을 잠시 접어 놓으면서 화를 계속해서 쌓아놓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른 취미나 업무는 사람들로 하여금 뇌를 활성화시켜서 스트레스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체하는 능력을 키워준다라는 보고는 피곤한 직장인도 한번쯤 되새겨 봐야 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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