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여성 선수들의 활약

한국은 1948년 생모리츠(제5회) 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했으며,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여성선수들이 큰 활약을 보이기 시작했다.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제17회)에서는 전이경 선수가 새로운 여자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당시 전 선수는 쇼트트랙 1000m와 3000m 릴레이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여 올림픽 쇼트트랙 최초의 여자 2관왕이 됐다. 여자 3000m 계주에 함께 출전했던 김윤미 선수는 만13세로 동계올림픽 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

전이경 선수의 쾌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4년 뒤 열린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1000m, 여자 3000m 계주 우승을 거머쥐며 통산 네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계·하계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４관왕에 오르는 신기원을 세운 것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제19회)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중생 고기현 선수와 여고생 최은경 선수가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금·은메달을 휩쓸었다. 당시 최 선수는 준결승에서 2분21초069의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6년 토리노에서 한국 여자선수 금메달 1호의 영광을 차지한 인물은 만 17세의 진선유 선수였다. 진 선수는 당시 한국 올림픽 사상 최초로 한 대회 3관왕의 위업을 이룩하며 명실상부한 ‘쇼트트랙 여왕’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진 선수는 쇼트트랙 여자 1000ｍ 결승에서 중국의 왕멍과 양양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한데 이어 여자 1500ｍ와 3000ｍ 계주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동계올림픽 여성선수 참가율은 1924년 첫 대회 이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초대 프랑스 샤모니 동계올림픽에 참여한 여성선수들은 전체 258명 중 13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는 총 2500여 명 중 960명의 여성선수가 참여할 정도로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번 밴쿠버 올림픽엔 총 50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여성선수가 2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초대 샤모니 동계올림픽의 최고의 여성 스타는 만 11세의 최연소로 출전한 노르웨이 출신의 피겨스케이트 선수 ‘소냐 헤니’다. 그는 4년 후 생모리츠 대회에서 15세의 나이로 우승하면서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후 1928년부터 1936년까지 피겨 스케이트 여자 싱글부문에서 3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막식에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여자선수가 선수대표 선서를 한 것은 1956년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제7회)에서다. 당시 전체 820명의 선수 중 여성선수는 132명에 불과했지만, 스키와 피겨스케이팅 등의 종목에서 여성선수들의 활약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성 경기로는 처음으로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가 펼쳐진 스쿼크 밸리 동계올림픽(제8회)에서는 한국에서도 스키와 스피드 스케이팅에 남녀 7명의 선수가 출전했으나, 메달권에는 들지 못했다.

1998년 나가노에서 열린 18회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가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대회에서 타라 리핀스키는 그랑프리파이널, 4대륙선수권, 세계선수권과 함께 올림픽 금메달까지 모두 거머쥔 ‘피겨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는 여자 봅슬레이 경기에서 보네타 플라워스(미국)가 금메달을 획득한 첫 번째 ‘흑인’ 여자선수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