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묻지 마세요…지방선거 출마 ‘레디고’
‘과거’를 묻지 마세요…지방선거 출마 ‘레디고’
  • 김유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1.29 11:08
  • 수정 2010-01-29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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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8곳에서 혐의 의원들 다수…법원·당에서도 징계 없어
시민단체들 “6·2선거에서 해당의원·같은 당 후보에 낙선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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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실시된 제4대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의원들 중 성매매 의혹을 받는 의원들이 활동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대략 8곳에 달한다(표 참조). 문제의 의원들에 대해선 해외연수차 출국해 성매매를 했다거나 구 의장 선출 등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뇌물’로 ‘성(性)’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 중 대부분은 6·2지방선거 재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어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의원들의 재출마를 당 차원에선 물론 법적 차원에서도 실질적으로 제재할 방도가 없다는 것.

대표적인 사례가 해외 성매매 의혹을 받던 충주시 의회 의원 두 명이 한나라당 복당을 신청한 것. 한나라당은 복당을 막을 이유가 없다며 복당에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해당 시의원의 주민소환을 추진했던 시민단체는 6·2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며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민소환 추진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난 1월 26일 충북 충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숙해도 부족할 시간에 일정 시간이 지났다고 복당을 신청했다는 것은 자신의 이익과 당리당략만을 추구하겠다는 한심한 발상에 불과하다”며 “한나라당이 복당을 허용한다면 충주시민의 분노가 6·2지방선거에서 폭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형록 추진위 공동대표는 송태영 한나라당 충북도당 위원장과 이충희 충주시 당원협의회 위원장에게 “원칙과 상식에 따라 소신 있게 복당 허용 여부를 결정해 달라”며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에서 충주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후보 전원에 대한 낙선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당을 추진 중인 두 의원 등 총 4명은 2008년 5월 동남아 해외연수 중 태국 가라오케에서 술을 마신 뒤 여성과 함께 숙박업소에 들어가는 장면이 방송에 공개되면서 성매매 의혹을 받았다.

2008년 구 의장에 뽑아달라며 성매매 비용 및 술값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서울 중구의회 의원 3명은 지난해 말 서울고법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실질적으로 재출마 길이 열린 것이다. 당초 서울지방법원은 성 접대를 받은 구의원 2명에게 자격정지 1년과 벌금 100만원, 추징금 11만원을 선고했고 제공자인 구의원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으나 결국 무효가 된 것이다.

이보다 앞선 2007년 11월 광주시의회 의원은 성폭력 혐의로 경찰서에 고소됐다. 해당 시의원은 사건 한 달 후인 2007년 12월 피해자와 합의해 고소를 취하했으나 사건이 알려진 2008년 민주당에서 제명됐다. 당시 해당 시의원 사퇴 운동을 주도했던 황정아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표는 “민주당에서 제명됐지만 오히려 후반기 교육사회위원장으로 당선됐고 오는 지방선거에도 재출마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우리도 지방선거 대응 일정을 앞당겼다”고 전했다.

2006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참관차 공무원을 대동하고 나섰던 수원시장은 현지에서 ‘술’과 ‘여자’가 허용되는 인근 도시로 옮겨갔다는 보도가 나오며 입방아에 올랐다. 사건은 귀국 후 시장의 해명 기자회견과 해당 언론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면서 잠잠해졌다. 수원시장은 내달 3일 ‘로드맨의 꿈’ 출판기념회를 열고 3선 도전을 공식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과 2006년 두 차례 추태와 성매매 의혹이 불거졌던 경기도의회 의원들 역시 지방선거 재출마에는 이상이 없다. 2008년 미국 나이키 본사에 세워진 여성 동상의 가슴과 국부를 만지는 동작을 취하며 사진을 찍었던 경기도의회 의원 두 명은 도의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돼 공개사과 등 처분이 내려졌으나 본회의에서 부결되며 사과 없이 지나갔다.

이보다 앞선 2006년에는 필리핀에서 연수 중이던 경기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도의원에게 불법 성매매 의혹이 제기됐으나 당시 행정자치위원장이 한나라당에서 탈당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됐다. 두 사건의 당사자는 현재까지 도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선거 재출마에는 결격사유가 없다.

한편, 추문에 휩싸였던 당사자 중 불출마를 선언한 사례도 있다. 2007년 제천시의회 의원이 모 동사무소 건강관리실에서 여성과 함께 있다가 도둑인 줄 알고 출동한 방범업체 직원과 경찰에 적발됐다. 이 의원은 당시 차기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지난해 말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실을 재확인했다.

선출직 공무원들의 성매매 의혹 및 추태는 간간이 보도되지만 당 내에서도 확실한 징계 절차는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이임혜경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장은 “해당 의원이 속한 정당은 당의 성 평등적·윤리적 정체성을 확실히 밝힌다는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해당 의원 스스로도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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