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움츠러든 가운데 신종 인플루엔자가 퍼져 사망자가 수십 명에 이름으로써 불안감이 더 컸던 올 한 해, 여성신문 소비자지킴이 ‘안심해’가 소비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 주요 사안을 모아 ‘10대 소비자 뉴스’를 선정했다.
1. 신종플루 관련 상품 인기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15만원 안팎에 이르는 고가의 검사비가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켰고,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 길게는 5~7일이 걸림으로써 그 사이 감염자가 급속히 확산돼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았다. 이에 보건당국이 신종플루 확진 판정 없이도 타미플루 처방을 가능하게 했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또 논란이 되었다. 신종플루의 확산으로 소비활동이 크게 위축됐으며, 더불어 개인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손 세정제, 마스크 등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2. SSM과 동네 상권 갈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슈퍼마켓(SSM)이 동네 깊숙이 파고들면서 기존 동네 상점들이 설 자리를 잃게 돼 갈등이 빚어졌다. 지난 2005년 전국적으로 272개에 불과했던 SSM 점포 수는 지난 7월을 기준으로 594개로 늘어났다. 대기업은 SSM을 통해 ‘경쟁 촉진을 통한 가격 인하, 서비스 제고, 지역상권 활성화’를 주장하고 있고, 중소상인 측은 ‘독과점에 따른 소비자 선택권의 축소’로 맞서며 마찰은 계속 커지고 있다. 중소상인들이 ‘허가제, 영업시간제한, 영업품목제한’ 등 규제법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지식경제부는 재래시장 등을 ‘전통산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하여 허가제적 요소를 가미한 등록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3. 저작권법 발효
지난 7월 23일 저작권자의 권리를 대폭 강화하고, 사이트 계정과 게시판 정지명령제를 도입한 ‘개정 저작권법’이 발효됐다. 저작권법이 개정됨으로써 영리 목적으로 불법 파일 등을 대량으로 올리는 불법 헤비업로더와 상업적 게시판이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됐다. 이들이 불법 복제물을 업로드하거나 유통시키는 경우, 저작권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3회까지 경고를 하고 그래도 불법복제가 반복되면 6개월 이내 해당 계정 또는 게시판의 정지를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에게 명할 수 있다. 3회 경고한다는 점 때문에 이를 ‘인터넷 3진 아웃제’라고도 부른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저작권 분야 특별사법경찰권을 가진 저작권 경찰이 5개월간 기획수사를 벌여 헤비업로더 80명과 6개 웹하드사 대표 7명을 적발키도 했다.
4. 자통법 시행
자본시장통합법이 지난 2월 4일부터 시행돼 금융업별로 각각 따로 적용되던 법률과 규제가 하나로 통합됐다. 자통법의 시행으로 이제 은행 창구에서 펀드를 가입하고 보험회사에서 공과금 수납을 할 수 있게 된 것. 자통법이 시행된 올 2월부터, 은행들은 개점 시각을 증권사에 맞추기 위해 영업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30분 앞당겼다. 여러 종류의 금융투자업을 한 회사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부서 간에 고객 정보를 교환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카가 자동차 생산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우리나라에도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사용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와 ‘포르테 하이브리드 LPi’를 출시하는 등 친환경 그린카 시대가 열렸다. 고유가 시대, 지구 온난화 등으로 소비자의 불안과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 하이브리드카를 사용하면 연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환경보호에 일조하고, 세금도 낮아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출시된 국산 하이브리드카의 실제 연비가 당초 알려진 것에 비해 턱없이 못 미친다는 문제제기가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하다.
금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금값이 오르는 것은 금융 위기로 달러 등 화폐에 대한 불안감은 커진 반면, 금과 같은 현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금값도 3.75g(한 돈)에 19만원까지 오르면서 5월에 비해 20% 가까운 상승을 보이고 있다. 금 예금도 최근 3개월간 13%의 수익을 내는 등 금 관련 금융상품도 인기다. 반면, 패션업계 및 귀금속 시장은 바짝 얼어붙었다. ‘금값이 금값’인 상황이 되면서 돌 선물로 금반지 대신 상품권을 전달하는 신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지난 6월 23일 5만원권 지폐 발행이 시작되었다. 1973년 이래 36년간 1만원권이 최고액권이었으나, 경제발전과 소득 수준 증가로 그간 화폐의 단위를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5만원권의 발행으로 10만원짜리 자기앞 수표 발행 비용이 감소하고, 현금의 휴대와 보관에 있어 편의성이 커졌다. 그러나 이러한 편의성 못지않게 뇌물 등 검은 거래가 쉬워질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으며 5만원권 현금자동지급기기의 교체에 시간과 비용 부담이 따른다. 5만원권 발행으로 3·4분기 10만원권 자기앞수표 이용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 심야학원 교습제한 ‘합헌’
사설학원의 심야교습을 제한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서울과 부산의 학부모와 학생, 학원 운영자 등이 학원 교습시간을 오전 5시~밤 10시 또는 11시로 제한하는 내용의 서울시와 부산시 조례를 문제 삼아 “학원 수업시간을 제한한 지자체 조례는 자녀교육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 대 4의 의견으로 합헌이 결정된 것. 이번 결정을 계기로 교과부는 시·도별로 제각각인 야간교습 제한 시간을 밤 10시로 통일하도록 유도하고, 불법 심야교습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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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막걸리가 맛과 건강, 숙취, 미용 등 면에서 인기 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다. 일명 막걸리바가 문을 열었고 골프는 물론 각종 레저스포츠 현장에서도 막걸리가 인기를 누렸다. 이에 농수산물유통공사와 농림수산식품부는 프랑스의 햇포도주 보졸레누보가 출시되는 11월 19일을 아예 ‘햅쌀로 빚은 막걸리를 마시는 날’로 선포했고, 이날 사상 처음 ‘막걸리 엑스포’가 열려 150여 종의 막걸리가 한자리에 모여 맛을 겨뤘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10월 막걸리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8%나 증가했으며, 설문조사 결과 막걸리의 인기가 맥주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10. 공정무역 ‘착한 소비’
공정무역을 장려하는 '착하게 입자' 전에 모인 여성 인사들이 개최를 축하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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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DB
제3세계의 농민을 착취하지 않고 공정무역(FAIR trade)을 통해 정당하게 이윤을 추구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진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하는 ‘착한 소비’가 올해 소비의 한 경향을 주도했다. 커피의 경우, 전 세계에서 연간 소비되는 양은 4000억 잔가량. 그 중 99%를 대기업과 중간거래상 등이 가져가 노동력이 싼 제3세계 어린이들과 여성이 당면한 희생과 가난이 대물림되어 왔다. 소비자들은 공정무역 커피를 비롯해 공정무역 제품의 구매에 적극 호응을 보이며, 더불어 물건을 사면 일부를 어려운 이웃 돕기에 기부하는 기부 마케팅에도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이밖에 소비자 관련 사건사고로는 영유아가 사용하는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 탈크 제품이 검출되어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을 불안에 떨게 했으며, 이후 석면이 화장품, 수술장갑 등에서도 검출되어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또, 지난 9월에는 가정집에서 삼성 지펠 냉장고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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