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비 정순왕후의 정업원이 모범사례
이와 관련해 최근 사라지는 여성문화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민·관 협력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보존활동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이 활동에 적극 앞장서고 있는 단체는 2004년 발족 이후 잊혀진 여성역사를 찾아 여러 답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여성문화유산해설사회’(cafe.naver.com/findingherstory)다. 지난 13일에는 이와 관련해 여성사 포럼을 열고 종로구 숭인동에 위치한 ‘정업원’을 민·관 협력 보존의 모범 사례로 제시했다. 정업원은 단종비 정순왕후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있음에도 일반인에게 공개조차 되지 않던 곳. 여성문화유산해설사회가 2006년부터 1문화재1지킴이 사업과 정순왕후 추모행사를 벌인 이후 종로구청에서 매년 4월 정순왕후 문화행사를 이어가는 동시에 주변 정비사업도 벌여 지금은 찾아가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여성문화유산해설사회는 지난해 경기, 서울, 인천지역의 여성문화유산을 찾아다닌 결과를 모아 133개에 이르는 ‘여성문화유산 자료집’을 완성시키기도 했다.
최선경 여성문화유산해설사는 “궁궐과 왕릉, 박물관이 많은 서울은 왕실 여성문화 재현이 가능하고 인천은 근대 여성과 신화·종교유적을 활용할 수 있으며, 경기도는 관련 여성 인물이 많다”며 “여성문화유산의 풍부한 이야기들을 문화자원으로 활용할 준비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희숙 숙명여대 교수는 여성문화재 발굴과 보존을 위한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질구레한 생활용품부터 가옥을 비롯한 주요 시설물까지 유실될 우려가 있는 유산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후 각 여성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문화유산 연구기관과 여성사학자, 문화재 관련 전문가들이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전담 부서 마련 등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