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10월 22일 246호
가부장 사회 속 남성 스트레스
적당한 해소방법 없이 참거나 술·담배로 위안, 가장역할 스트레스도 심한 편
창간 5주년을 맞아 실시한 한국 남성들의 스트레스 조사결과 분석(1993.10.22. 246호)은 남성에 대한 여성신문의 관점을 대변한다. 현대리서치(대표 이상경)와 공동으로 서울 소재 대기업 종사 화이트칼라 남성 500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조사한 결과, 주요 스트레스 영역은 직장생활(58.2%), 사회정치 문제(26.2%), 가정생활(9.4%), 기타(7.4%) 순이었다. 가장·아들 역할을 잘 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31.2%가 ‘잘하고 있다’, 45.4%가 ‘보통이다’라고 응답했으며, 남성답지 못한 적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있다’가 65.8%나 차지했다.
중요한 것은 남성들의 스트레스 해소법. 참고 넘긴다(25.6%), 술 마신다(20.6%), 담배 피운다(6.8%) 등 수위를 차지하는 대처법엔 가부장 사회 관행이 그대로 묻어난다. 문제 해결 노력, 운동, 친구와의 대화 등 ‘소통’으로 대처하는 것은 5%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 역설적으로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방법만 골라 즐기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기사는 남성 중심 한국 사회에서 기득권자인 남성들도 남성이기에 부과되는 의무와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새로운 대안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출처 : 세상을 바꾼 여성사건 101가지, 여성신문사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