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도 성애영화를 허하라
여성에게도 성애영화를 허하라
  • 우지은 / 여성신문 인턴기자 wooji211@nate.com
  • 승인 2009.11.13 10:58
  • 수정 2009-11-13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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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 핑크영화제…5개 섹션에서 10편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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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무료한 일상을 함께 보내던 아키코와 마사미는 우연히 망원경으로 살펴본 건너편 고급 맨션에서 모자(母子)가 이상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아키코와 마사미는 이 소년을 올바른 성(性)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 구출작전을 세우고 씩씩하게 간다천을 넘어간다. 이 모습은 지금은 세계적인 감독이 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장편 데뷔작 ‘간다천 음란전쟁’(1983)의 도입부다.

성애영화, 소위 ‘포르노’ 하면 떠오르는 것이 음습한 남성 욕망이다. 그러나 환한 대낮에 성욕 자체를 여성들이 거리낌 없이 즐길 수 있다면?

최근 국내에서 세 번째로 서울 시너스 이수에서 열린 핑크영화제는 이런 면에서 여성들에게 일종의 해방공간이었다. 사실, 핑크영화제의 원산지 일본에선 남녀 모두 관람할 수 있지만, 국내에선 독특한 홍보 마케팅에 의해 ‘여성 전용’ 영화제로 변모했다. 영화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본에서 핑크영화는 성인영화 전용관에서 상영된다. 분위기가 어둡고 음침해 여성들은 많이 찾지 않는다. 하지만 핑크영화 중 작품성이 높은 영화들은 해외에 가면 여성들에게 더 주목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영화를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제공하고 싶어 여성으로 관객 대상을 제한하는 영화제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핑크영화’는 일본의 독자적인 영화 시스템으로 제작비 300만 엔, 촬영기간 3일, 35㎜ 필름 촬영, 베드신 4~5회, 러닝타임 60분이라는 규칙만 지키면 감독의 자유로운 창작이 보장된다.

연간 90편 이상이 제작되며 일본 영화 총 제작 편수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핑크영화는 비교적 낮은 진입 장벽과 간단한 룰만 지키면 상상력의 자유를 누린다는 점에서 영화감독들의 등용문이 되기도 한다. 이번 핑크영화제에서도 현재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감독들의 옛 작품을 볼 수 있다. 올해 ‘굿 바이’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다키타 요지로 감독의 ‘치한전차-속옷검사’와 1997년 ‘큐어’를 시작으로 2008년 ‘도쿄 소나타’에 이르기까지 베를린, 베니스, 칸에 차례로 초청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간다천 음란전쟁’ 등의 영화가 그것이다.

이번 핑크영화제는 5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됐으며 핑크영화 중 최고로 꼽히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핑크 마스터피스’와 ‘핑크 웰메이드’ ‘핑크 컬트’ ‘핑크 뉴웨이브’ ‘핑크 다큐멘터리’ 등 5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총 10편의 영화를 상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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