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위탁운영 아동정신보건시설 ‘아이존’ 성과
서울시 아동·청소년 4명 중 1명 정신장애
취약계층에 다각적 치료·프로그램 무료 실시
서울시 역학조사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중에서 4명 중 1명이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이나 반항장애와 같은 행동장애와 불안이나 우울장애와 같은 정서장애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소아청소년들의 정신장애는 적절한 조기 개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학습장애, 행동장애, 학교 부적응, 비행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존은 지적장애 아동을 제외하고 마음 건강에 문제가 있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시설이다.
아이존은 이용 대상의 특징이 아동들을 돕는 다른 기관들과는 차별성을 가진다. 우선 아이존은 치료 면에서 철저히 아동 중심의 집중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아동을 둘러싼 가족, 학교, 지역사회에 다각적이며 입체적인 개입을 한다.
아이존의 아동들은 대부분 복합적인 문제를 갖고 있거나 증상들이 가볍지 않기 때문에, 집중관리를 위해 치료기간이 1년 정도 지속되며 하루 이용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의뢰된 아동은 심리평가 결과를 토대로 개별치료(아동상담 및 행동관리, 놀이치료, 학습치료), 증상 및 수준별 집단치료(심리정서증진프로그램, 집단인지행동치료, 사회성훈련, 표현 및 활동프로그램)를 받는다.
또한 구조화된 가족처럼 기능하는 건강하고 따뜻한 치료공동체를 통해 강력한 환경치료(milieu therapy)효과를 제공한다. 아울러 아이존에서는 부모교육 및 가족기능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를 제2 치료자로서 역할을 하도록 가족을 위한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하며, 학교방문 상담을 통해 아동들이 학교생활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도록 돕는다.
아이존의 또 다른 특징은 정신보건임상심리사, 정신보건간호사, 정신보건사회복지사와 아동치료전문요원으로 구성된 다학제적 치료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울러 국내 소아정신과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분당서울대병원 홍강의 교수를 자문의로 모시고 2주마다 공동 사례회의를 연다. 이외에도 대학원생 전문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자원봉사자 20여 명이 체계적으로 조직되어, 아동 대 치료진의 비율이 거의 1 대 1 수준에 이른다.
아이존의 또 다른 점은 직접 신청을 받지 않고 서울시 소아청소년정신보건센터, 지역정신보건센터, 소아정신과나 타 기관(복지관, 학교, 지역아동센터 등)으로부터 기관 의뢰를 받는 것이다. 아울러 서울시 지원으로 월 이용료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에게는 무료의 혜택도 주어진다.
예를 들어, 아이존에 입소한 아동이 저소득층이면서 어머니가 우울증으로 약물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 지역정신보건센터, 복지관과 아이존이 서로 연계하여 중복되지 않고 효과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공동 사례관리를 하고 있다.
서울시가 최초로 시도해본 아이코리아 아이존의 지난 3년간의 사업은 매우 성공적이다. 아이존 입소와 퇴소 시 부모들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 행동평가척도(K-CBCL)’를 실시한 결과, 주의집중, 우울 및 불안영역에서 유의미한 증상 감소를 보였다.
부모뿐만 아니라 주변의 정신보건센터에서도 아이존의 강점으로 다학제적인 치료팀, 다각적인 프로그램, 개별화된 서비스, 취약계층 대상, 보호자의 신뢰도와 만족도가 높은 점 등을 꼽았다.
아이코리아 아이존에서의 모델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결과, 올해 서울시 4개 지역(송파, 노원, 양천, 동작)으로 아이존이 확대되었으며, 앞으로 서울시 구별 단위로, 나아가 전국 단위로 확대될 전망이어서 필자는 많은 보람을 느낀다. 더욱 보람을 느끼는 것은 설립될 모든 아이존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우리 기관이 시범역할을 하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몇 해 전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일어난 조승희군 총기사건을 보고 매우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몸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건강 역시 매우 중요하다. 소아청소년들의 건강한 마음 하나하나가 건강하고 밝은 우리 미래가 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아이존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아이코리아의 아이존이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