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경제사회국 ‘세계보고서’ 발표
여성 경제발전 공헌·혜택 비례치 않아

양성평등이 세계 경제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경제성장은 양성평등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보고서가 유엔에서 발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발전에 있어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유엔 세계 보고서’(the United Nations World Survey on the Role of Women in Development)라는 이름으로 10월 27일 발표된 이 보고서는 유엔 경제사회국이 작성하여 5년마다 유엔 경제재정위원회에서 발표되는 것. 올해 보고서는 ‘소액금융(microfinance)을 포함한 여성의 경제자원 운용과 재정자원에의 접근’에 초점을 맞췄다.

캐롤린 하난 유엔 여성지위향상국장은 “이 보고서는 경제 발전과 관련된 양성평등의 중요한 이슈를 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경제 및 재정 자원 접근에 있어 뿌리 깊은 차별성을 지적하며,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부문에 있어 여성의 참여는 빈곤의 감소와 유아건강, 교육 등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버팀목이 되었음을 입증했지만 재정적 자원에 대한 여성의 접근이나 은행·재경부와 같은 경제기관에서의 여성의 대표성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70여 개국에서 수집된 자료에 따르면 ‘의사결정 권한과 영향력이 있는 지위’를 차지하는 여성의 비율은 27%. 중동의 경우 9%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기업의 절반이 여성 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겨우 23%만이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가지고 있다. 여성의 지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유럽연합조차 27개 회원국의 여성 장관은 경제(17.7%)보다 청소년·선강·교육 부문(26.7%)에 치우쳐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에 있어 또 다른 차별은 부동산에 대한 접근 부족이다. 많은 국가에서 성차별적인 토지개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남편의 집과 토지를 잃게 된다. 보고서는 정책 결정자들에게 경제성장 정책 수립에 있어 여성들의 경제권 확보를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또한 특히 여성을 위한 금융제도로 눈길을 끈 소액금융제도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소액금융제도는 특히 라틴아메리카나 아시아와 같은 가난한 나라들에서 비교적 성공을 거뒀으나 “여성 기업가가 사업을 확장하려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는 실패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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