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같이 뛰어야 이뤄진다
사랑, 같이 뛰어야 이뤄진다
  • 심상훈 / 북칼럼니스트
  • 승인 2009.08.14 11:00
  • 수정 2009-08-14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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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때문에 궁금해 읽은 책이다.

책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야기는 한국 여자와 일본 남자 사이의 사랑을 가지고 두 나라 관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고 전한다.

한국 여자는 ‘홍이’다. 아버지 출판사 기획실장으로 근무한다. 일본 남자는 ‘준고’다. 출판사에서 아르바이트 하다가 나중에 베스트셀러 작가 사사에 선생님으로 일약 뜨면서 홍이의 아버지 초청으로 한국에 오게 된다.

그리고 공항에서 남녀는 서로를 금방 알아본다. 그럴 수밖에…. 7년을 죽도록 사랑한 연인이었으니 공항을 빠져나오는 남자가 ‘살이 조금 올라 있었고 얼굴은 조금 까칠해져 있었다’(18쪽)고 한들 여자가 어찌 몰라 볼 수가 있겠는가.

그래 그랬는가. ‘이런 만남을 어떤 종류의 것이라고 말해야 할지 나는 알 수 없었다’(22쪽)라는 홍이의 독백이 그리 생뚱맞진 않아 보인다. 사랑이란 그런 거다. 만나고 헤어지는 회자정리란 생판 모르는 상대에게 야릇한 감정이나 재회가 운명처럼 살아나고 현실로 이뤄질 수는 없는 법이다.

책은 베스트셀러 한국어판 출간에 맞추어 방한하는 일본 작가라는 남자 주인공의 등장을 시작으로 여자 주인공인 홍이의 일본 유학 시절의 열렬했던 사랑, 7년이 7일 동안 영화처럼 추억으로 오버랩 되고, 마침내 둘의 사랑은 오해가 풀리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어쩌면 소설 속의 주인공은 우리들의 첫사랑일지도 모를 일이다. 첫사랑은 왜 만나지 못하는가. 그것은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그는 마주치기 위해서, 나는 피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혹 모른다. 아니다. 그런 거다.

나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그저 이별인 줄만 어렴풋 알았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 않다. 소설이 아니라 더러는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진 않다. 현실이 되려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유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남자는 여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때부터 계속 달렸어.”

여자는 그때가 언젤까 하며

“그때부터?”

확인한다. 그랬더니 다시 남자는

“너와 헤어지고 나서 내내. 네 마음에 다가가려고 계속 달렸어.”(233쪽)

그렇다. 뛰는 것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다. 하지만 혼자만 뛰면 사랑은 첫사랑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나는 왜 그걸 여태 몰랐을까.

책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반드시 이별만은 아니고 재회가 가능하고 다시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사랑이 외로운 건 ‘그는 마주치기 위해서, 나는 피하기 위해서’ 서로 각자 행동했기 때문이 아닐까. 후회하지 않으려면 상대의 외로움을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나도, 너도 같이 뛰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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