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8월 30일 138호
유년 성폭행범 살해한 김부남 사건
21년 전 성폭행범 살해한 김부남씨…30일 선거공판 귀추 주목
유년 성폭력의 후유증과 비극을 극명히 드러낸 김부남 사건은 발생 직후부터 집중 보도돼 그가 새 삶을 찾기까지 10여 회에 걸쳐 여성신문 지면에 등장한다.
21년 전 9세의 나이에 이웃집 아저씨에게 성폭행 당한 기억으로 결혼에 실패하고 재혼한 삶도 위태로웠던 30세 여성 김부남씨. 1991년 1월 30일 50대가 된 가해 남성을 찾아가 식칼로 살해하고 현장에서 검거된다. 이에 사건이 발생한 전북지역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김부남 사건 대책위원회(위원장 박상희 목사)가 결성돼 구명운동과 후원활동이 전개된다. 그해 8월 26일 1심에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3년, 치료감호를 선고받은 김씨는 항소와 상고를 거쳐 1993년 5월 1일 출소하게 된다.
여성신문은 사건 직후 전주교도소에 수감된 김씨를 면회하고 가족의 증언을 통해 성폭력 상처로 피폐해진 그의 상태를 자세히 보도하는 한편, 그가 ‘강간쇼크증후군’의 피해자였음을 주장하며 무죄 석방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와 함께 김씨 사건의 정당한 해결은 “모든 성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선언적 의미”란 당시 여성계의 주장을 대변했다. 이후 247호(1993.10.29)에서 보호감호를 마치고 부산에서 새 삶을 찾은 김씨의 모습을 전하면서 사건 관련 보도를 마무리한다.
김부남 사건은 성폭행 계부를 살해한 김보은·김진관 사건(1992년)과 함께 성폭력특별법 제정의 물꼬가 됐다.
<출처 : 세상을 바꾼 여성사건 101가지, 여성신문사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