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정당 2기 원내지도부 체제 본격화

한나라당은 21일 오후 안상수 의원(경기 의왕·과천, 4선)을 18대 국회 2기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안 의원은 재적의원 170명 중 15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결선투표에서 95표를 얻어 황우여 후보(62표)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기권은 1표였다.

안 의원은 159명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73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지만 재적 과반을 얻지 못해 47표를 얻은 황우여 후보와 결선을 치렀다. 정의화 후보는 1차 투표에서 39표를 얻어 3위에 그쳤다. 안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으로 정책위의장은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김성조 의원이 맡게 됐다.

주류계 안 의원이 신임 원내 지도부에 선출된 데에는 막판 친이계의 세 결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립 성향의 황우여 의원이 ‘당 화합’을 표방하며 친박계 최경환 의원과 동반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한 주류계의 ‘반작용’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이강래 의원이 선출된 것도 한나라당 경선 결과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성’으로 꼽히는 민주당 이강래 신임 원내대표와 맞서기 위해서는 강한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당 화합을 위해 모든 인사는 계파를 가리지 않고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탕평책을 쓸 것”이라며 “당·정·청 소통과 조정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15일 이강래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 민주당은 20일 2기 원내대표단 진용을 갖췄다.

민주당은 이날 원내수석부대표에 우윤근 의원, 원내대변인에 우제창 의원을 선임하는 등 원내대표단을 확정, 발표했다. 당무부대표에는 백재현 의원, 법률부대표에는 박은수 의원, 기획부대표에는 장세환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김재윤, 김영록, 최문순, 전혜숙, 홍영표 의원 등은 부대표단에 선임됐다.

이번 원내대표단은 그간 당 운영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비주류 의원들이 대거 약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재선 중심이었던 지난 원내대표단과 달리 초선의원들로 대거 물갈이 된 것도 다른 점이다. 민주당은 21~22일 제주에서 지도부와 원내대표단 워크숍을 갖고 6월 임시국회 전략 등을 논의했다.

민주당에서 이강래 의원의 당선은 지난 1년간 ‘야성이 부족하다’는 시비에 휘말렸던 원혜영 원내대표 체제에 대한 반작용, 그리고 정세균 대표와 그를 떠받치는 ‘친노 386’에 대한 견제심리가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원내대표는 ‘대안 있는 강한 야당’을 모토로 대여관계에서 선명성을 강조하면서도 ‘전략기획통’이라는 평소 이미지에 걸맞게 협상을 병행하는 쪽에 원내 활동의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자유선진당도 지난 7일 류근찬 원내대표 선출에 이어 10일 신임 정책위의장에 이상민 의원, 신임 사무총장에 김낙성 의원을 각각 임명하는 등 당직개편이 이뤄졌다.

KBS 앵커 출신의 재선 의원인 류 신임 원내대표는 친화력과 조정능력을 갖춘 ‘덕장’으로 평가받는다. 초선 때부터 예결위 위원, 정책위의장 등을 거쳐 경제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류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1년 동안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로서 때로는 중간자나 조정자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지만 당의 선명성에 방점을 두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우리당은 중간 중간 끼어들어 조정자와 중간자의 역할을 해왔다”며 “이러다 보니 자유선진당은 조정역할 임무가 전부라고 하는 우리 정체성과 전혀 다른 이해나 평가가 뒤따르게 됐다”고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