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찾아온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금융위기 또는 경제위기라고 불리는 이 불청객은 우리에게 지난날의 악몽을 상기시킨다.

서울역 광장을 가득 메웠던 노숙자들, 부모가 멀쩡히 살아있는데도 고아원에 맡겨져야 했던 아이들, 치솟는 환율, 폭락하는 주가, 쏟아지는 실업자 등.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일이기에 우리는 다시 온 불청객을 물리치기 위해 경쟁력을 키우자고 소리 높여 외친다. 개인, 기업, 학교, 국가 할 것 없이 너도나도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려운 시기에는 강자만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아야 강자가 된다는 살벌한 논리 때문일까. 남보다 더 강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오늘도 우리의 아이들과 젊은이들은 강박관념에 시달리며 학교에서, 학원에서, 연구실과 사무실에서 자신의 시간과 노력과 정열을 쏟아 붓는다. 실력은 기본이고, 외모도 경쟁력, 말솜씨도 경쟁력, 인간관계도 경쟁력, 심지어 축구 잘 하고 노래 잘 하는 것도 경쟁력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잠시만 눈을 감고 차분히 생각해 보자. 인간의 진정한 경쟁력이 과연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들뿐일까?

이 세상에서 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고 믿는 긍정적 사고, 나누고 베풀고 협력하며 더불어 사는 지혜,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용기, 실패해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끈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절제할 줄 아는 인내, 이런 ‘인간의 힘’ 다시 말해 진짜 경쟁력은 과연 어디에서 키울 수 있을까?

바로 가정이다. 가정이야말로 진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단위, 가장 적합한 장소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가정이 급속도로 붕괴되고 있다. 이혼율은 세계 최상위급이고, 출산율은 꼴찌 수준이다. 지금 같은 저출산 추세가 이어진다면 노동력 감소와 경제성장률 하락 등 국가적 재앙을 피할 수 없다는 권위 있는 경제연구소의 보고서도 나왔다.

최근 방한한 미국의 고령화 문제 전문가 폴 휴잇은 한국이 출산율을 높이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2100년 한국 인구는 현재의 3분의 1 이하로 줄어들 것이고, 2200년에는 140만 명이 되어, 궁극적으로 아마도 2300년쯤 한반도 인구가 제로가 될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를 하고 돌아갔다.

가정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면, 불과 수백 년 후에 우리는 국가경쟁력이고 기업경쟁력이고 개인경쟁력이고 가릴 것 없이 경쟁력의 주체 그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운명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진짜 경쟁력을 키우고 싶다면 먼저 가정을 돌아보자. 눈앞의 위기 극복을 위해 각종 대책들을 쏟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정을 키우고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경기가 나쁘고 취업이 어렵고 생활고에 시달려서 가정을 이루거나 돌보는 일에 소홀히 한다면 그것은 곧 우리의 경쟁력의 원천을 고갈시키는 행위가 되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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