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이 대부업체 찾는 속내
주부들이 대부업체 찾는 속내
  • 김세형 / 여성신문 기자 fax123@womennews.co.kr · 김재희 / 여성신문
  • 승인 2009.02.06 14:18
  • 수정 2009-02-06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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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 책임’에 결국 사채 이용…눈덩이 이자에 파산사례 급증
친정 생활비·자녀 사교육비 신용카드로 돌려막다 문제 발생

대부업체를 찾는 여성들, 특히 주부들이 늘고 있다. 여성 전용 대부업체도 등장했다. 고금리를 못 이겨 파산하는 사례까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06년 여성 파산자의 수가 남성 파산자의 수를 앞지른 이후 이 같은 수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여성신문>은 대부업체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나름의 대책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사례1

직장인 김윤아(가명·35)씨는 최근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주변에서 ‘사’자 소리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킬 정도다. 대부업체를 통해 빌린 사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파산 직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어 불안감은 더욱 크다. 지난해 아버지가 갑작스레 쓰러져 수술을 받은 후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대부업체를 찾은 것이 화근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며 모아둔 돈은 전부 아버지의 병원비와 생활비로 사용했다. 생활비 지출로 인한 카드 연체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를 해결할 길이 없자 연이율 48~49%에 이르는 대부업체에 손을 내밀게 됐다. 

#사례2

중산층 가정주부 최진희(가명·37)씨는 대부업체를 모두 꿰고 있다. 곧 사용해야 할 일이 생긴 탓이다. 10년째 어려운 친정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동안 본인과 남편 명의로 대출을 받은 2000만원을 갚을 길이 없어서다. 그렇다고 남편에게 부채상환을 토로할 용기도 나지 않는다. 친정에 돈을 빼돌린 사람으로 비칠 수 있어 꺼려진다는 게 이유다.

사례로 든 두 사람은 대부업체를 찾는 여성들의 대표적인 경우다. 대부업체에서 사채를 빌려 쓴 후 파산에 대한 불안감에 떨고 있기도 하다. 

대부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여성들은 ‘내가 아닌 가족’을 위해 사채를 빌려 쓰는 경우가 많다. 대출 금액은 예상 외로 주위의 간단한 도움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적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주된 원인으로는 가정 경제의 주도권을 남성이 갖고 있다는 인식과 여성이 큰돈을 쓸 일이 없다는 인식 등이 팽배해 가족 간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부업체 관계자들은 여성들이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유흥비 명목으로 사채를 쓴다기보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예컨대 친정의 생활비를 지원하거나 아이의 사교육비 충당 등을 신용카드로 돌려막다 문제가 발생, 뚜렷한 해결책 마련이 어려워지면 대부업체를 찾는다는 것이다.

대부업체 한 관계자는 “여성들이 대부업체를 찾는 이유는 남성들과 다른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생활비 충당을 위한 대출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부업체들은 여성의 경우 대출 금액이 적어 대출금 상환 등의 편의성에 집중, 저금리로 비치는 금리를 내세운 여성 전용 대부업체를 전면에 내세워 운영하고 있다”며 “돈을 빌려간 여성 10명 중 9명 정도가 파산을 경험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성들이 대부업체를 찾을 경우 대부분 파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여성 파산자의 수는 대부업체가 급증했던 2006년 이후 남성 파산자의 수를 넘어선 이래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 파산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부채가 발생한 경우 무조건 대출업체를 찾기 전 현재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 채무구조를 조정하는 것이다.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채무조정 서비스를 이용하면 무료로 맞춤형 채무조정 상담과 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민간 재무컨설팅업체인 포도재무설계와 함께 재무상황을 점검받고 사후관리까지 해주는 ‘부채클리닉’을 실시하고있다. 포도재무설계 김맹수 강북지점장은 “심리적 압박에서 해방돼 자구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채를 혼자 끌어안지 말고, 파산 전에 빨리 재정 상태를 점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구조공단의 ‘개인회생·파산 종합지원센터(www.klac.or.kr)’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지난달 개소한 이 센터는 신용회복위원회, 노동부, 국민연금공단과 연계해 무료로 경제회생 토털 서비스를 지원한다.

개인회생·파산 종합지원센터장 이강현 변호사는 “합법적 법률구제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사채의 늪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일단 상담을 받아보고 자신에게 맞는 합법적인 부채탕감 제도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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