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권자 지정에 자녀 나이 제한 없애야
친권자 지정에 자녀 나이 제한 없애야
  • 권지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12.26 12:03
  • 수정 2008-12-26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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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 진실모임 ‘아법모’로 전환 후 활동

 

고 최진실씨의 죽음을 계기로 촉발된 친권제도 개정을 위해 지난 11월 발족한 ‘한 부모 가정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모임’이 지난 22일 ‘아이들의 법적 권리를 위한 실천모임’(아법모)으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아법모는 이날 오전 반포동 서초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권문제에 대한 우리의 문제의식은 한 부모 가정의 자녀들에서 출발했지만, 위탁가정이나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의 아이들도 친권 때문에 못지않은 피해를 받고 있다”며 “향후 활동은 사법부와 법무부가 아동의 법적 권리 확보를 위해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일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여성학자 오한숙희씨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피해 당사자인 아이들의 의견에 반하는 판결을 내리는 사법부의 태도를 바꾸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청주법원은 친척 남성들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고생이 그 집에서 살기를 강력히 거부했음에도 돌봐줄 곳이 없다며 계속 큰아버지 집에서 살라고 판결했다.

또 의정부지법은 현재 열 살인 박철씨와 옥소리씨의 딸이 엄마와 살고 싶다고 편지까지 써서 보냈지만 여태 떨어져 살았던 아버지 쪽 할머니에게 양육되도록 판결했다.

오한숙희씨는 “현행법상 친권자나 후견인을 지정할 때 자녀의 나이가 15세 이상인 경우에만 본인의 의사를 반영하고 있고, 15세 이상이라도 검사의 주관적 판단대로 결정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자녀의 복리가 보장되려면 지금의 나이 제한을 없애고, 아동심리학자나 사회복지사, 정신과의사 등 아동심리 전문가와의 연계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의진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이혼 후 누구와 살고 나머지 부모와의 면접권이 어떻게 설정되느냐가 경제적 안전 못지않게 아동의 정신적 건강과 행복 여부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며 “실제로 공동양육권 지정으로 일주일씩 엄마와 아빠 집에 번갈아 살던 만 2.5세 남아는 불안 증상으로 발달지연을 보였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아동이 더 이상 가정 내 문제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동발달 전문가를 적극 양성하고, 이들이 재판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권상실청구권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원민경 변호사(민변 여성인권위원장)는 “검사가 자녀의 복리를 위해 친권상실청구를 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 청구한 사례는 2001년 이후 2건에 불과하다”며 “일반 국민들이 검사에게 친권상실청구가 필요한 사례를 신고할 수 있도록 법무부가 새로운 부서를 신설하고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행법은 친권상실청구 자격을 시·도 지사와 시장, 군수, 구청장, 검사, 친족으로만 제한하고 있는데 이들은 지역 내 갈등 등을 이유로 법원청구를 회피하는 경향이 많다”며 “아동보호전담기관의 장 등에게도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법모에는 사회학자 이효재, 소설가 공선옥, 배우 권해효를 비롯해, 개그우먼 이영자, 시인 도종환(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영화평론가 유지나(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연기자 신애라, 서세원·서정희 부부, 가수 안혜경, 한의사 이유명호, 변호사 이석태, 방송인 최광기, 이정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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