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성위 국정감사를 지켜보며
[기고] 여성위 국정감사를 지켜보며
  • 김금옥 /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 승인 2008.11.28 11:36
  • 수정 2008-11-28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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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낮은 질문과 답변만 가득"
18대 국회 여성위원회는 상임위 구성 과정에서 통폐합의 위기를 넘기고, 정부 정책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의무와 위상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여성위는 국정감사 기간 중에 소관 부처인 여성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 간 합의가 결렬됐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은 촛불시위 혐의로 연행된 여성들의 속옷을 탈의한 혐의와 동생의 성매매업소 관련성을 따지기 위해 어청수 경찰청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타 위원회와 증인이 중복된다며 반대했다.

야당 의원들은 증인 채택이 무산되자 서면질의 의사를 밝히고 모두 퇴장했다. 여당 의원들의 증인 채택 거부 이유가 여성부의 역할을 축소시키고, 정체성마저 흔드는 심각한 행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여성위는 싸움만 하다 국감 기간을 모두 흘려보냈고, 한나라당 단독으로 정기회의 기간에 증인 없이 여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 대한 감사가 진행됐다. 문제는 파행 가운데 진행된 이날 국감이 1~2명의 의원을 제외하곤 여성정책에 대한 낮은 인식과 성평등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없는 질의들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현재 산적해 있는 성매매, 성폭력, 비정규직, 빈곤 등 인권침해 문제와 사회적 차별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는 여성들의 문제는 뒤로한 채, 내부 문제로 법적 다툼을 하고 있는 모 여성단체에 대한 질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마저도 해당 단체장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이 줄을 이었다.

세계경제포럼이 최근 발표한 2008년 성 격차 보고서에서 한국은 130개국 중 108위를 차지했다. 사법고시 합격자 중 여성이 많다는 것을 이유로 한국 여성의 지위가 높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이유다.

그런데도 여성위 국감 현장에는 한국 여성들의 낮은 지위와 차별적 현실은커녕, 성평등 정책에 대한 의원들의 수준 낮은 질문과 여성부 장관의 자신감 없는 답변만 가득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여성정책추진기구 강화를 온 국민 앞에서 약속했다. 그러나 여성부로 축소시켜 많은 여성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18대 국회는 여성정책이 후퇴하거나 국회 내 여성정책 기능이 마비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소명이 있다. 하지만 이번 국감은 여성정책에 대한 책무가 방기되는 현장이었다.

취임 당시부터 절차상의 문제와 적합성 여부에 대한 의심으로 ‘보은인사’라는 평가를 받아온 문숙경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도 의원들의 질의에 한마디의 답변도 못하고 질책성 서면답변을 요구받았다. 그간의 의혹들만 가중시킨 셈이다.

한마디로 이번 여성위 국감은 정부와 한나라당 의원들의 여성정책에 대한 인식과 의지, 그리고 실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우울한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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