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만 보지 말고 만져도 보세요"
한·일 시각장애학생작품전 올해 10회째
다음 목표는 예술대학 문 열고 제도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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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현 군 작품 ‘성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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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갤러리가 모여 있는 서울 북촌에 또 하나의 독특한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20일 개관기념전 ‘한·일 시각장애 학생 미술로 만나다’를 시작하며 정식 오픈하는 국내 최초의 시각장애미술 전용 갤러리 ‘우리들의 눈’이 그것이다.

19일 찾은 갤러리는 오픈을 하루 앞두고 전시 준비를 거의 마친 모습이었다. 갤러리 입구부터 각 작품 설명, 카탈로그 페이지마다 점자 설명이 함께 첨부되어 있었다. 작품을 감상하고 있으려니 큐레이터가 “만져보세요. 우리 작품은 만지면서 감상해야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라며 말을 걸어왔다.

이번 전시에선 공모전에서 선정된 총 7점의 수상작이 일본 시각장애 학생의 작품들과 함께 소개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각 작품에 학생들이 직접 쓴 소개 글. 시각을 잃기 전 가지고 놀았던 레고의 기억 때문에 점토로 건축물을 만들어내고 항상 똑같은 모습의 사람만 만든다는 한성현 군(‘성을 지켜라’), 학교 브라스 밴드에서 연주하는 유포니움이 반짝인다는 얘기를 듣고 ‘반짝인다는 것은 어떤 거예요?’라고 묻는 박인범 군(‘반짝이는 나의 악기 유포니움’) 등 시각장애 학생들이 세상을 보는 독특한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갤러리 설립을 주도한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 엄정순 대표는 “외국의 경우 주류 예술계에서 활동하는 시각장애인 아티스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갤러리 큐레이터도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도 시각장애인이 미술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시선이 대부분이라고.

시각장애미술갤러리 오픈이 가능했던 것은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가 10여 년간 진행해 온 시각장애인 예술교육 프로젝트 ‘우리들의 눈’이 밑바탕이 됐다. 1997년 뜻있는 예술가들과 함께 협회를 발족한 엄 대표는 이듬해부터 시각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 ‘프리즘 프라이즈’를 열었고 일본 시각장애 학생 작품을 초청해 매년 전시회를 열었다. 그렇게 시작된 한·일 시각장애 학생 작품전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게 된 것.

전시 10주년을 맞아 갤러리 오픈을 기념해 21일 정독도서관 시청각실에서는 한·일 시각장애 미술교육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포럼도 열렸다. 예술대학의 문을 여는 것은 엄 대표의 다음 목표다.

학교와의 연결은 제도와의 연결로 이어지고 사회가 이들을 인정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 그는 실제로 홍대 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시각장애 예술가의 예를 들며 “대학들이 약간의 발상의 전환만 가져준다면 우리가 들어가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전시는 12월 20일까지. 문의 02-733-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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