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초등학생인 조카가 학교에서 크리스마스 실을 구입한다면서 용돈을 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직도 학생들을 상대로 실 장사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올해가 벌써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크리스마스 실은 결핵 환자 치료비 지원을 위한 것으로, 연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나 역시 예전에 연하장을 쓰면서 봉투 끝에 우표와 나란히 크리스마스 실을 붙이던 기억이 있다.

한때는 실을 수집하는 데 재미를 붙인 덕에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옛날 실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종이편지 문화가 서서히 사라지고,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문화가 일반화되면서 크리스마스 실을 편지봉투에 붙이는 사람의 숫자도 보기 힘들어졌다. 언론 보도를 보니 4년 연속 판매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고 한다.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크리스마스 실은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예전의 실 형태가 더욱 정감이 있고 의미에 맞는다고 하지만, 편지를 쓰는 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데도 우표형 실을 고집하는 것은 전망이 어두워 보인다.

크리스마스 실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발전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최근 결핵협회가 내놓은 인터넷 실 쇼핑몰과 문자메시지 실 등 새로운 트렌드의 실 개발은 반가운 소식이다.

앞으로도 더욱 획기적이고 대중적인 방향으로 크리스마스 실이 발전하여 결핵으로 투병하는 이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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