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 육성·학생 충원 ‘일석이조’
외국인 동문회 등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국내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 유치는 글로벌 인재 육성을 통해 대학을 세계에 알리고, 저출산에 따른 부족한 학생 수를 충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6만3952명(2008년 4월 기준)으로 2003년 1만2314명에서 5년 만에 5배가량 증가했다. 

서울대는 ‘서울대 외국인 동문회’ 조직과 동문들이 한국 방문 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외국인 동문 예우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동문을 관리함으로써 모교에 우호적인 세력을 만들고 나라별로 기금 모금활동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는 고국에 돌아가면 지도자가 될 개도국의 여성 인재들을 대상으로  ‘Ewha-KOICA’ 석사과정과 ‘이화글로벌파트너십프로그램(EGPP)’ ‘개발협력 전문 인력 양성사업’ 등의 글로벌 리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wha-KOICA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르완다 공무원 미디아씨는 “한국을 모르는 르완다 사람들에게 한국과 이화여대가 좋은 이미지로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은미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많은 국제대학원들이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각국의 인재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졸업생을 배출하면 친한파(親韓派)와 지한파(知韓派) 인사를 통해 한국과 모교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국내 학생만으로 입학생을 충당하기 힘든 일부 지방대의 경우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유학생 유치 경쟁에 나섰다. 실제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권영진 의원(한나라당)이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지방 4년제 사립대의 평균 충원율은 지난해 94.1%에서 92.2%로 떨어져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대는 2010년까지 외국인 재학생 수를 현 재학생 수의 10%인 2000여 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대전대의 경우 지난달 28일 국제생활관과 국제화거리 오픈식을 열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한 글로벌화를 본격화했다.

경성대는 지난 6일 ‘외국인 유학생 건강 체험 한마당’ 행사를 열어 맞춤형 건강검진을 무료로 실시했다.

한서대는 문화적 충돌로 인해 심리적인 갈등을 겪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심리상담도 해주고 있다.

하지만 국제화를 명목으로 유학생 유치에만 급급한 일부 대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는 국제화를 표방하면서도 단 2명의 외국인 전임강사만 배치한 채 영어 강의는 3%에 불과한 충남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 바 있다.  

박승철 교육과학기술부 재외동포교육과 사무관은 “이제는 양적인 확대보다는 질적인 확대로 유치 목적이 바뀌어야 할 뿐만 아니라 졸업 이후의 취업 등 사후관리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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