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원으로 전락하는 영어마을
사설학원으로 전락하는 영어마을
  •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10.24 12:04
  • 수정 2008-10-24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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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비 절감·공교육 보완 등 취지 흔들
적자난 타개 위해 수업료 인상으로 부실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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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정상화로 영어 교육비를 줄이겠다며 MB정부가 내놓은 영어 몰입교육, 국제중 설립 등 영어정책이 사회적 논란에 있는 가운데 정작 같은 취지로 설립된 영어마을이 외면을 당하고 있다.

무분별한 해외연수를 대체하고 학교 영어교육을 보완하기 위해 2004년부터 설립된 영어마을이 재정난과 치솟는 수강료로 설립 취지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이상민 의원(자유선진당)의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2개 영어마을이 모두 212억45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268억6000만원의 세금이 투입됐다.

특히 영어마을들이 재정난 해소를 위해 수강료를 인상하고 있어 학부모들은 사설학원과의 차이점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경기영어마을 파주·안산 캠프의 경우 기존 8만원이던 주중반(4박 5일) 수업료를 2006년 말부터 12만원으로 50% 인상했고, 올들어서는 14만원으로 인상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직장여성 이모(41)씨는 “3년 전 첫째 아이를 영어마을에 보낼 때만 해도 8만원이던 수업료가 14만원까지 올라 둘째 아이는 차라리 영어학원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은자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교육자치원장은 “방학 집중 프로그램이 4주에 160만원이나 되는 상황이다 보니 영어마을에 가느니 필리핀으로 연수를 보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해외 연수비를 절감하자는 취지가 퇴색됐다고 말했다. 수강료 인상과 함께 상당수 영어마을이 적자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민간위탁 하고 있는 데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치단체는 민간에 영어마을을 위탁하면 적자보전을 위해 전체 프로그램의 50%까지 수익사업을 허용해 주고 있다. 초·중생 코스는 영리 목적으로 남는 것이 없기 때문에 성인 대상 프로그램으로 수익을 남기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수익 프로그램의 비중을 높이면서 초·중학생들의 해외연수 비용 절감과 공교육 보완이라는 본래의 영어마을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기영어마을의 경우 대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잡 인터뷰, 예비교사 연수, 공무원 비즈니스 연수 등의 성인교육 수강생 비율이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최근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 질의에서 “민간위탁으로 인해 당초 영어마을 설립 목적과 배치되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하며 사실상 사설학원과 다를 바가 없게 됐다”며 교육의 공공성이 사라지게 된다는 데 문제를 제기했다.

이밖에 단기 프로그램 위주의 운영과 양질의 원어민 강사 부족은 영어마을이 해외연수 수요층을 흡수하는 데 미흡한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국무총리실에서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영어마을 조성 및 운영실태’ 평가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영어마을 이용자 중 61.5%(26만9150명)가 일일과정 참여자였으며 정규과정 참여자는 23.1%(10만1406명)에 불과했다.

총 410명의 원어민 강사 중 자격증 소지자는 82명인 20%로 양질의 원어민 강사 확보 또한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는 “영어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설립된 영어마을이 민간위탁과 부실 경영으로 사교육비 절감이나 영어실력 향상에 큰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무분별하게 영어마을을 설립하기보다 공교육 안에서 영어교육 정상화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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