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여론 떼밀려 안일 대처 등
오락가락 해명 보도, 네티즌 분노

최근 전국을 휩쓴 멜라민 공포에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난 9월 12일 “중국에서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를 먹고 영아 1명이 사망하고 59명이 신장결석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뉴스가 처음 보도된 이후, 현재까지 중국에서는 4명의 영아가 사망하고 5만4000여 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아직 입원 중인 약 1만3000명 가운데 104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멜라민 공포가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 아이들이 즐겨먹는 과자는 물론, 커피크림, 동물의 사료, 심지어 식기에서까지 멜라민이 검출됐다.

수입 식품뿐만 아니라 국내 유명 제과업체의 과자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고, 9월 30일에는 유통 중인 프라이팬의 90% 이상이 멜라민 수지로 코팅돼 있어 한국소비자원에서 ‘소비자 안전 경보’를 발령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이 과정에서 네티즌들은 국내에까지 유해식품을 유통시킨 중국에 대한 성토는 물론, 주중 대사관의 경고조차 무시했다고 보도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안일한 대처와 오락가락 발표, 해당 업체들의 말 바꾸기 등 관련자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9월 27일 오후에는 ‘멜라민 함유 식품 리스트’를 확인하려는 네티즌 폭주로 식약청 홈페이지가 한 시간 동안 다운되기도 했다.

식약청이 주중 한국대사관의 멜라민 경고를 무시했다는 의혹이 보도되자 네티즌들은 “도대체 공무원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이냐”며 분노를 터뜨렸다.

식약청은 멜라민 분유 파동이 터지자 “우리나라는 중국산 분유를 수입한 적이 없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에 떼밀려 9월 18일부터 국내 식품에 대한 멜라민 성분 검사를 시작했다. 26일 발표한 123개 멜라민 안전식품 리스트에 들어 있던 제품을 이틀 후인 28일에는 식품유통판매금지 품목으로 발표하는 등의 잘못으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또 네티즌들은 멜라민이 검출된 제품 ‘미사랑’에 대해 “중국에서 만들어지긴 하지만 곡물을 주원료로 했기 때문에 유제품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라든가 “유제품을 쓰긴 하지만 원료 공급업체가 중국에서 문제가 된 회사가 아니다”라며 말을 바꾸던 해태제과, “중국에서 들여오는 제품은 각각 애플쨈과 카스타드 한 품목뿐”이라고 우기다 거짓말이 들통 난 롯데제과, 오리온 등 해당 업체에 대해 “도대체 믿을 수 없다”며 심각한 불신을 보였다.

한편 식약청은 멜라민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멜라민 파동이 확대되고 있다며 변명하기도. “중국에서 멜라민으로 인한 유아 사망은 분유를 주식으로 하는 유아가 고농도의 멜라민(2563㎎/㎏)에 노출되었기 때문”이고, “과자류에는 분유의 사용량이 적으며 멜라민 검출량도 미량으로 직접적인 인체 유해 여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주장한 것이다.

특히 네티즌들이 “멜라민이 들어간 커피크림 25t을 우리 한국민이 나눠 먹었는데, 자판기 커피를 좋아하는 저는 몇 ㎏을 먹었을 것 같습니다”라고 글을 올리는 등 분노를 표하고 있는 ‘멜라민 커피크림’에 대해 “체중 60㎏의 성인이 매일 20㎏ 이상(커피로 3700잔 수준)을 지속적으로 수년간 섭취할 경우 유해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해명하는 데 급급했다. 그러나 네티즌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네티즌들도 분노가 극에 달해 있다. 중국의 인터넷에는 ‘지난 7월 말 싼루분유를 먹은 아기들이 집단으로 신장결석에 걸린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보도하려 했으나 중국공산당 선전부가 보도를 통제했다”는 한 기자의 실명으로 된 폭로글이 올라 급속히 확산되었다. 현재 해당 글이 인터넷에서 모두 삭제된 상태라는 보도가 있었다.

또 중국의 유가공업체 중 제품에 멜라민을 가장 많이 섞어 혐오업체 1위가 된 싼루그룹이 최근 슬그머니 회사명을 ‘신스다(新世達)’로 바꾸었다는 사실을 퍼 나르며 “조끼를 바꿔 입어도 알아본다” “신스다’라는 브랜드를 기억하고 절대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싼루그룹이 최근 고위층 특별 유제품 제공 업체인 싼위안(三元) 그룹에 흡수됐다고 폭로했다.

중국의 네티즌들은 중국이 25일 세 번째 유인 우주선인 선저우 7호 발사에 성공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우주선보다 아기들이 먼저 하늘로 갔다”거나“어마어마한 우주복 제작 비용을 (멜라민 분유 때문에 신장결석에 걸린) 아기들 치료하는 데 쓰면 훨씬 좋을 것”이라며 “먹는 것조차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저우 7호 발사는 의미가 없다. 이번 우주선 발사는 분유사건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현재 이름조차 생소하던 ‘멜라민’이 우리나라 등 아시아를 넘어, 중국의 식품이 팔려 나간 세계 곳곳을 두렵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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